"트럼프 한밤중 선전포고"…中언론들, 美관세폭탄 강경 반발
신화통신 "중국 최악의 상황 대비해 마음의 준비 마쳐"
중 전문가 "미국에 피해주고 미국인들에게 나쁜 결과"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대(對) 중국 무역 보복 패키지에 대해 중국 언론은 "한밤중에 한 선전포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23일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6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및 기술 이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Memorandum Targeting China’s Economic Aggression)’에 서명했다면서 "그는 한밤중에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라고 전했다.
또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곧 반응을 보이고 자국의 정당한 무역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면서, 많은 언론들이 예상한대로 우선 미국산 대두 수입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하고, 다른 미국산 농수산물에 대해서도 보복 조치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문은 중국 상무부의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 미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계획을 상기시키면서 “중국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첫 번째 반격의 주먹'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평론기사를 통해 중국 외교부의 주장을 인용, 미국의 조치는 자국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미중 양국은 세계 1, 2위 무역 대국으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보호무역주의 방망이를 휘두르고 자신이 다치지 않은 일이 있을 수 없다”면서 “중국은 이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다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언급했듯시 중국은 누구와도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을 원치 않지만 누군가 강요한다면 무서워하지도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중국 상무부가 첫 번째 반격 조치를 내놓은 사실을 긴급 보도했다.
CCTV는 또 중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통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미국의 이번 조치는 미중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훠젠궈 중국 상무부 연구원장은 “미국도 미중 무역전이 시작되면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안다”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인들에게 나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신취안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미국이 301조 조사 결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제재를 할 수는 없다"면서 "만약 미국이 WTO를 거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일방적인 보호무역주의 행위이자 WTO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리융 중국세계무역학회 중·미·유럽 경제 전략 연구센터 주석도 "미국이 일방적인 보호주의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미중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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