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안희정 등장에 격앙…"다시 정치할 수 있을 것 같나"
선고 방청 여성들, "판결 이해 안 가" 분통, 눈물
안희정 등장에 "정치할 수 있을 것 같나" 고함
"지사님 힘내라"는 지지자와 실랑이 벌이기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8.08.14. [email protected]
안 전 지사의 무죄 선고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입구에서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들 사이에는 긴장김이 돌았다.
방청했던 한 여성 회원이 법원 입구를 나오며 건너편 일행에게 "결과 나왔다. 무죄다"를 알렸고, 이후 여성들이 차례로 빠져나왔다. 일부는 눈물을 훔치거나 울먹였다. 이들은 입구 옆쪽에 모여 "판결문이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별다른 소란 없이 긴장감을 유지했던 법원 앞은 안 전 지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들썩였다. 안 전 지사를 향해 취재진 수십명이 누르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다시 정치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여성들의 외침이 뒤섞였다.
안 전 지사가 포토라인에 서 목례를 하는 동안 계속해서 비판 구호가 외쳐지자 함께 자리한 변호인은 여성들을 향해 "조용히 하세요"라며 제지했다. 그러나 "가해자를 처벌하라"는 등의 외침은 잦아들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오른쪽)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던 중 넘어지는 취재진을 잡아주고 있다. 2018.08.14. [email protected]
안 전 지사 지지자들이 그의 얼굴이 인쇄된 플래카드를 들고 "지사님 힘내세요"를 외치자, 여성단체 일부 회원들은 해당 플래카드를 두고 이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인파 속에서 일부 여성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사진기자에게 촬영하지 말아달라고 외쳤다.
검찰청사를 나선 뒤에도 안 전 지사 주변에 인파가 계속되자 변호인과 경호인들은 '길 좀 터 달라'고 요구했다. 법원 밖에서 카메라를 든 채 안 전 지사를 쫓았던 취재진이 넘어질 뻔하자 안 전 지사가 황급히 취재진에게 손을 뻗어 잡아주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안희정 성폭력 사건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여성단체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8.14.suncho21 @newsis.com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적 제안에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고 내심 반하는 심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 전 지사는 비서 김지은(33)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지난 4월11일 불구속 기소됐고, 검찰은 지난달 27일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안희정 전 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14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앞에서 한 여성이 안희정 전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플래카드를 뺏으려하고있다. 2018.08.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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