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 유치원 옆 주민들 여전히 불안…"잠 못 자겠다"
응급복구 작업 진행 중…접근 통제
주민들 "불안했다" "무서웠다" 우려
학부모 일부 "민원 넣었는데 미조치"
응급복구 이후 건물 일부 철거 예정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7일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붕괴 직전의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복구작업은 7일 오후 2시께부터 동작구 상도동 무너진 유치원 건물 인근에서 굴삭기 등 장비를 이용해 흙을 다지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작업 현장 주변에는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복구가 진행되는 동안 인근 주민들은 주변을 수시로 오가면서 현장을 촬영했다.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을 가리키면서 "저걸 어째" "무서워서 어디 지내겠느냐" 등으로 수군댔다.
일부 주민들은 건물 한쪽이 무너지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천둥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주민 정문섭(78)씨는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정말 컸다.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라며 "뿌지직하는 소리도 났다. 철근이 빠지는 소리가 아니었나 싶다. 불안했다"라고 말했다.
조후자(63·여)씨는 기울어진 건물을 바라보면서 "밤에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창문을 열어 놨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라며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밖으로 뛰어나오고 그랬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실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을 두고 우려감을 나타내는 주민도 적지 않다.
주민 이경선(65·여)씨는 "밤늦게 쾅, 찌르르 하는 소리가 나서 무서웠다"라며 "저렇게 위험하게 있는 것을 보니 또 어떻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라고 토로했다.
김수진(35·여)씨는 "공사를 하는 줄 알았다.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라며 "옆 초등학교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어 학부모로써 불안하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고 잘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한영(29)씨는 "흙 높이가 너무 높은데 계속 파내다가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처음부터 불안했다"라며 "근처에 사는 다른 친구는 불안해 집에서 잠도 못 자겠다고 한다"라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치원 학부모 일부는 여러 차례 건물에 대한 민원을 넣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다른 학부모는 "어제 아이들을 데리러 왔던 오후 5시께 일부 학부모들이 '금 간 게 심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마철 때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너무 늦어진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김삼화 의원·이찬열 의원·오세정 의원,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이현재 의원· 박덕흠 의원·나경원 의원 등이 다녀갔다.
긴급 복구 작업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손상이 큰 유치원 건물 일부에 대한 철거 작업이 진행된다.
구청은 붕괴가 심하고 손상이 큰 부분을 철거하되 나머지는 정밀 안전진단 이후 보강 또는 보수를 통해 가능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11시22분께 동작구 상도동 상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심야 시간 건물에 남아 있던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구청은 최근 쏟아진 폭우로 건물 기초 공사를 하면서 흙을 파냈던 부분에서 쓸림이 발생, 기초 부위가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건물이 기울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인근 주택가 주민 50여명이 안전사고를 우려해 상도4동 주민센터로 대피했다가 복귀했다. 구청 측은 "주민들의 경우 집으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판단해 이날 아침 모두 귀가 조치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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