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미스터리…"월 1000만원 보장" 합의 시도 정황
프리랜서 기자, 발신자 '손석희' 메시지 공개
손 대표, 폭로 기자 측에 "2년 용역계약 하자"
제안하기 전 "사소한 사고·협박 당해" 주장도
경찰, 수사 본격 착수…양측 소환 등 조율 중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은 손석희 JTBC 사장이 조문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2018.07.24. [email protected]
손 대표는 사건의 시발점이 된 교통사고가 사소한 접촉사고였고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꾸준히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이처럼 합의를 시도하는 듯한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의문이 증폭된다.
28일 김씨가 공개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시43분께 김씨의 변호인은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인물은 손 대표라고 김씨 측은 주장하고 있다.
김씨 측은 손 대표가 이 문자에서 "용역 형태로 2년을 계약, 월수 천만원을 보장하는 방안, 세부적인 내용은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줌, 이에 따른 세부적 논의는 양측 대리인 간에 진행해 다음주 중 마무리"라는 내용을 보냈다고 주장 중이다.
김씨는 또 "(당시) 일체의 금전적 합의, JTBC 측이 제안한 투자, 용역거래 등을 거부한다"는 답장을 손 대표에게 보냈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손 대표로 보이는 이 인물은 이 메시지를 보내기 12시간 정도 앞선 같은날 오전 0시21분께에도 "통상적 의미에서의 폭행을 행사한 적이 없고, 접촉 사고는 사소한 것이었음에도 이를 악용한 김씨에 의해 지난 다섯달 동안 취업을 목적으로 한 공갈협박을 당해온 것"이라는 문자메시를 보냈다. 그러면서 "물론 증거는 다 갖고 있다"고도 했다.
손 대표 추정 인물은 그러면서도 "제가 내일 회사 측 안을 들어보고 전화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용역 계약에 앞서서는 김씨에게 JTBC 프로그램 작가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자메시지는 손 대표 개인과 김씨간에 벌어지는 논란이 JTBC 회사 차원으로 커질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씨는 이같은 제안이 손 대표의 배임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는 이와 관련해 손 대표 측 입장과 설명을 듣기 위해 JTBC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2017년 4월16일 손 대표가 경기도 과천시 한 주차장에서 낸 교통사고 관련 취재 중 손 대표가 기사가 나가는 걸 막고 회유하기 위해 JTBC 작가직을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손석희(63) JTBC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가 28일 손 대표가 자신의 변호인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손 대표가 김씨에게 월수익 1000만원이 보장되는 2년 간의 용역 계약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9.01.28
문제가 된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경미한 사고였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에 따라 쌍방 합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지난해 여름 해당 사실을 알고 찾아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협박했고,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지난 24일 김씨를 공갈 미수와 협박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서울 마포경찰서가 병합해 이날부터 본격 수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경찰은 양측의 소환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대표는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언론인 손석희 팬클럽'에 '손석희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며 "모든 사실을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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