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서 호재로…트럼프 재선 '선물' 된 뮬러 특검
"트럼프 진영, 대선에 '뮬러 에피소드' 활용할 듯"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개인 별장에서 주말을 보내고 24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돌아와 전용 헬기에서 내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미 법무부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특검 보고서에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까지 가겠다며 특검 자료의 전면 공개를 요구해 향후 대선 정국에서 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2019.03.25.
미 매체들은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뮬러 특검 수사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하고 나섰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수사결과에 대해 "백악관에는 안도를, 트럼프 대통령의 적들에게는 좌절감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더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2020년 대선에서 결정될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해 보인다"며 "그 이전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뮬러 특검 수사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전 탄핵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더힐은 아울러 "트럼프와 그의 우군들은 향후 몇 달 동안 반(反)미디어 드럼을 더욱 크게 두드릴 것"이라며 "그들이 '뮬러 에피소드'를 2020년 대선에 대한 언론의 접근 사례로 활용하는 것은 좋은 내기"라고 평했다.
그간 미 주류 언론들이 뮬러 특검을 매개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온 만큼, 향후 대선 가도에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주류 언론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뮬러 특검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NBC 역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낼 열쇠라고 오랫동안 여겨온 뮬러 보고서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 뮬러 특검 보고서로 인한 민주당을 향한 '역풍'을 점쳤다.
NBC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2016년 대선 결과를 뒤집고 행정부를 방해하기 위해 꾸며진 편파적인 마녀사냥의 타깃이 됐다는 점을 미국 대중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뮬러 수사를 '증거 A'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보수 정치권을 비롯한 친(親)트럼프 진영은 뮬러 특검 수사 요약본에 대해 대대적인 공개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케일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아무 혐의도 없음에도 범법행위를 주장하며 정신없고 혼란스럽고 음모로 가득한 롤러코스터에 우리를 2년이나 태웠다"고 비난했다.
맷 슐렙 미국보수주의연맹(ACU) 의장은 "민주당은 내가 한 번도 가능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을 했다. 그들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바꿔 놨다"고 비꼬았다.
토미 힉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은 "이(뮬러 특검)는 2년 간 오락거리였다"며 "대통령은 (특검에도 불구하고) 야심 있게 의제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민들은 스스로를 대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에 투표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2016년 대선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그리고 2020년 대선을 위한 선물을 받았다"고 축하를 보냈다.
아울러 CNN은 대통령 측근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증거불충분 결론을 토대로 '특검 수사 시작'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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