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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등 감염병 걸린 학생 5주새 급증…평년보다 높아

등록 2019.04.1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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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주 독감 2만7074명…일주일만 2배↑

평년보다 높은 수준…아파도 학교 오는 아이들

역학조사·별도 대책 없이 "개인위생 철저" 당부

【창원=뉴시스】 12일 경남도가 급성 호흡기질환인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그림은 독감 예방을 위한 올바른 손씻기 및 기침예절 지키기 수칙.2019.04.12.(사진=경남도청 제공)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 12일 경남도가 급성 호흡기질환인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그림은 독감 예방을 위한 올바른 손씻기 및 기침예절 지키기 수칙.2019.04.12.(사진=경남도청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3월 신학기 독감(인플루엔자)을 비롯한 감염병을 앓는 학생 수가 5주 연속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환자는 전주보다 2배 늘었고,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를 제외한 수두, 유행성 각결막염, 수족구병 모두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14일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3월 24일~30일) 감염병 환자는 2만7074명으로 전주 1만5619명에서 1만1455명 증가했다.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1475명)보다 10배 증가한 수치다.

◇인플루엔자 지난해 10배…수두·각결막염 등도 일제히 증가

초·중·고 모두 독감(인플루엔자)을 앓은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만명당 환자 인구가 중학생이 577.5명, 초등학생 551.3명, 고등학생 167.1명이었다.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신학기가 시작된 3월 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개학 전인 2월 마지막 주·3월 첫째 주(2월 24일~3월 2일)에는 감염 학생 수가 6명이었으나 3월 둘째 주(3월 3일~9일)에는 1077명, 3월 셋째 주(3월 10일~16일)에는 5509명, 3월 넷째 주(3월 17일~22일)는 1만4937명, 5주째인 3월 마지막주(3월 24일~30일)에는 2만6081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수두 환자 수도 증가세다. 개학 전인 2월 마지막주·3월 첫째 주에는 5명에 불과했지만 개학 후에는 269명으로 껑충 뛰었고, 5주째인 3월 마지막주에는 435명으로 늘었다.

볼거리와 유행성 각결막염, 수족구병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전혀 감지되지 않다가 개학 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볼거리 환자 학생은 개학 직후 66명으로 집계됐고, 2주째 86명으로 늘었다가 3주째 71명으로 줄어드는 듯 하더니 3월 마지막주에는 111명으로 되려 늘었다.

유행성 각·결막염도 개학 후 69명이 앓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후 91명, 118명, 15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수족구병은 개학 직후 21명에서 한 주 뒤 11명으로 줄었다가 36명, 60명으로 늘었다.

개학 전후 수치가 큰 이유는 방학 중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학교보건실을 통해 감염사실을 신고보다는 개별 가정에서 격리돼 회복하거나 개인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병원을 통해 접수된 감염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수두와 볼거리 발생률이 증가했다. 볼거리 발생 건수는 올해 3372건으로, 지난해 3315건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수두는 올해 2만건이 누적됐으며, 지난해 1만5046건보다 32.9%포인트나 증가했다.

◇초등학생 감염 환자 속출…세종시 독감·수두 유행 높아

학생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초등학생들이 감염병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10만명당 수두 환자는 14.1명, 유행성 각·결막염 4.3명, 유행성이하선염 3.3명, 수족구병 2명으로 나타났다.중학생은 수두 3명, 유행성 각·결막염 1.4명, 유행성이하선염 1명이었다. 고등학생은 수두(0.9명)보다 유행성 각·결막염(1.1명) 환자가 더 많았다.

지역별로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세종시다. 보고된 학생 수가 612명이고, 10만명당 감염 학생수가 1923.5명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광주는 1345명 ▲전남 687.4명 ▲경기 559.6명 ▲전북 522명 ▲충북 498.2명 순이다.

수두는 경북이 18.5명으로 가장 높고 ▲세종 15.7명 ▲광주 13.3명 ▲대구 12.4명 ▲경남 11.2명 ▲충남 9.7명 순으로 나타났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대구 7.6명 ▲제주 6.1명 ▲광주 5.4명 ▲전남 5.2명 ▲경남 5명 ▲충북 4.3명 순이다.
【세종=뉴시스】 지난달 마지막주(3월 24일~30일) 감염병 환자는 2만7074명으로 전주 1만5619명에서 1만1455명 증가했다.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이맘때(1475명)의 10배로 증가했다. 2019.04.12 (자료=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제공)

【세종=뉴시스】  지난달 마지막주(3월 24일~30일) 감염병 환자는 2만7074명으로 전주 1만5619명에서 1만1455명 증가했다.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이맘때(1475명)의 10배로 증가했다. 2019.04.12 (자료=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제공)


◇역학조사 없이 개인 위생만 챙기는 당국

이처럼 학기 초부터 감염병을 앓는 학생 수는 늘어나는데, 교육당국은 이유를 분석하거나 긴급대응을 하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감염병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상황은 공유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전문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유행 이후 2016년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상세한 대응 매뉴얼도 배포했다고, 감염병이 지역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보통 지자체와 공조해 대응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대책 당시 담겼던 '감염병 유행 예고제' 등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감염 예방을 위해 올바른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 위생을 준수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인플루엔자로 진단됐을 경우에는 가정 내 충분한 휴식 후 열이 없으면 등원 또는 등교해도 된다고 봤다.

보건교사회 차미향 회장은 "올해 인플루엔자가 유독 유행하는 이유는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매년 인플루엔자 등 감염학생 수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맞벌이 부모 등으로 가정에 격리되는 대신 학교에 등교하는 경우가 늘어나거나, 학부모 대상 감염병 예방교육이 강화되면서 신고 건수 자체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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