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대표 입국…대북 식량지원으로 북미대화 견인할까(종합)
이도훈 본부장과 한미워킹그룹 회의, 청와대 방문
트럼프 "韓 식량지원 시의적절"…인도지원 협의 주목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9.05.08. [email protected]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45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어떤 메시지를 가져왔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비건 대표는 오는 9~10일 중 우리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한 양국 간 공조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아울러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 주재하며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관련 사안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지원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해 주요 논의가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식량·보건의료 사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2017년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유니세프(UNICEF)와 세계식량계획(WFP)에 남북협력기금 800만달러를 공여하기로 의결했으나 국제적 대북제재 압박 기조 속에 집행되지 못했다.
【평양=AP/뉴시스】지난 3월13일 평양의 한 식품 공장에서 작업자가 쌓여있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북한 공장들은 도시의 상점에 품질 좋고 먹음직스러운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으나 북한 정부와 국제 원조 단체들은 북한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19.03.22.
식량 지원은 북미대화를 재개할 카드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로 무력 시위에 나서면서 미국 내 대북정책 강경론이 나오고 있어 한미가 합의를 도출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북한이 쏘아올린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한·미·일 3국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과거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외교·안보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해 청와대에 오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누구를 만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비건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2월9일 이후 3개월 만이다. 평양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면담을 갖고 비핵화 공조방안을 협의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