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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항체 지속력 때문에"…코로나 백신 성공해도 마스크 해방 어렵다

등록 2020.11.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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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감염 통한 항체도 3개월 뒤 감소, 변이도 활발

완치 후 재감염 사례 확인…"탈마스크 확답 어렵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버스환승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10.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버스환승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에서 개발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중간 발표가 나오면서 '탈마스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그동안 무증상 감염 등 예상치 못한 특징들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어 바이러스 변이와 항체 지속력 등과 같은 변수들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마스크 착용으로부터 해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일을 내년 하반기로 잡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0일 "아무래도 2/4분기 이후 시점에 (백신)확보가 되고 어느 정도 (접종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실무적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발표를 보면 현재 개발중인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는 90%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주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화이자의 중간 발표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초창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왔다. 5월 생활방역, 9월 사회적 거리두기, 11월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지침을 수립할 때도 마스크 착용 내용을 포함시켰다. 

지난 7월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1.9%는 2월부터, 31.1%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후부터, 24.5%는 3월부터 매일 마스크를 썼다.

단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되면서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하루에 가족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촉을 하는 사람은 1인당 평균 3.73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자의 백신 연구 중간 발표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백신 개발에 최종적으로 성공하더라도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김탁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 연구 결과가)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는 맞지만 장기적인 효과가 어떨지는 이번 연구 결과만으론 얘기할 수 없다"며 "면역력이 얼마나 될지, 안정성이 어떻게 될지는 최종 결과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가 생긴 사람의 약 26%는 3개월이 지나면 항체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3개월 이후 항체가 감소하면 인플루엔자(계절 독감)처럼 정기적으로 백신을 재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항체 감소는 사람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가 없어 접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유행 기간에는 감염 예방을 지속해야 한다.

올 한해 국내 상황을 보면 1월 첫 확진자 발생 후 11월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했다. 2019년 기준 진료 환자 중 95.9%가 겨울과 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인플루엔자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변이가 용이한 RNA 바이러스다. 중국 우한에서 S그룹의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아시아와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등을 거치며 V, G, GH, GR, L, GV 그룹의 변이가 발생했다.

덴마크에서는 밍크 농장에서 200명 이상이 감염됐는데, 이중 12명에게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덴마크는 밍크가 코로나19를 전염시킨 것으로 보고 17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불특정한 항체 지속기간, 다양한 변이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재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후 완치가 됐다가 다시 감염이 되는 재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지역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지난 3월 V그룹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치료 후 격리 해제됐는데, 기침과 가래 증상이 나타나 퇴원 후 7일만에 재입원했다. 검사 결과 2번째 입원때는 GH그룹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연감염으로 생긴 면역도 재감염을 방어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백신으로 생긴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방여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지금의 백신은 우한에서 처음 분리된 바이러스로 만든거라 변이가 계속되면 항원성이 멀어져 그때도 방어효과가 있을지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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