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보는 앞' 흉기로 아내 살해한 40대…1심 징역 20년
도망가는 아내 쫓아가 20여차례 찔러
재판부 "재범 위험성 있어…치료 필요"
피고인, 혐의 인정…정신병력 강조해
1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살인 혐의를 받는 정모(47)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15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정기적인 정신과 치료 및 약물 복용을 요하는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망상으로 정신의학과에서 항정신약물을 처방받은 전력이 있다"며 "범행 당시에도 망상에 빠져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정에서 자신에게 조현병이 있고, 사건 당시에도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피고인의 심신장애 등 여러가지를 종합할 때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의) 보호자도 (사정이) 변변치 않은 상황인 만큼 피고인에 대해서는 치료감호,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같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의 모친 주거지에서 아내를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당시 소파에 앉아있던 아내를 흉기로 1차례 찔렀고, 아내가 도망가자 아파트 복도까지 쫓아가 20여차례를 찔러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중학생인 딸이 범행 장면을 모두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열린 1차 공판에서 정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정신병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법정에서 눈물을 흘린 피해자 측 유족은 "정씨가 경찰에서 '아내가 날 죽일 것 같아서 내가 먼저 실행했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정씨는 평소 중학생인 딸을 많이 때렸고, 결혼 생활 15년 동안 정신병력이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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