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대미 로비 대가로 200만달러 지급 약정
[서울=뉴시스]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사진 =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홈페이지 갈무리) 2021.03.1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군부가 미국 등 서방과 관계 강화를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하면서 대가로 200만달러(약 23억원)를 약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얀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은행 2019년 발표 기준 1407달러에 불과하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8일 미얀마 국방부와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로비스트 아리 벤메나시, 그의 캐나다 로비업체 디킨스 앤드 매드슨 캐나다가 체결한 로비 계약서를 접수했다.
미국 국외로비스트등록법(FARA)은 외국 지도자와 정부와 관련된 로비를 할 경우 반드시 법무부에 등록하고 활동과 자금 내역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미아 툰 우 미얀마 국방장관은 미얀마의 실제 상황 설명에 도움을 얻고자 벤메나시 등과 계약을 했다. 로비 대상은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러시아 등 국가 정부와 유엔, 아프리카연합(AU) 등 국제지구와 비정구기구다.
디킨스 앤드 매드슨 캐나다는 법무부에 제출한 계약서에서 "미얀마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확보하고 현재 제재를 제거 또는 수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미얀마 국가 목표를 증진하기 위한 언론과 홍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벤메나시는 지난 6일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가 서방과 가까워지고 중국과는 멀어지기를 원한다고 미국을 설득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민주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사우디 등에는 로힝야족 귀환 지원을 당근으로 제시했다.
계약 금액은 200만달러다. 로비 대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메나시는 앞선 인터뷰에서 '큰 돈(big amount)'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아 툰 우 장관 등 군부 지도자들이 미국과 캐나다의 제재를 받고 있어 대가는 '법적으로 허용될 경우' 지급된다. 로이터통신은 벤메나시가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변호사를 인용해 지적했다. 벤메나시는 통신에 "미국과 캐나다의 허가가 있어야만 대가를 수령할 것"이라며 "법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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