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8주째 300~400명대…"500명대 시간 문제"
비수도권 확산, 이동량 증가에 확진자 증가 우려
"망설이면 시간 더 걸려" 거리두기 격상 등 주장
일각선 "유지 자체도 의미 있어…접종 서둘러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를 2주 연장한 가운데 13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쇼핑을 하고 있다. 2021.03.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주째 300~400명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대학병원 교수 등 전문가들은 500명 이상 증가는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 3차 유행을 통해 단기간 확진자 수가 1000명 이상 급증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똑같은 위험을 되풀이 하기 전에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신규 확진자 수 집계를 보면 국내에서는 최근 8주 연속 평균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요일~토요일 기준 한 주간 평균 확진자 수는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10일~16일 516.1명까지 증가했다가 1월17일~23일 385명으로 감소한 뒤 424명→354.4명→353.1명→454.8명→369.4명→371.7명 등으로 300~400명대를 형성했다. 가장 최근인 3월21일~27일 평균 확진자 수는 428.3명이다.
1월 중순 이후 IM선교회 선교회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 서울 용산구 대학병원, 부천 영생교·보습학원, 남양주 플라스틱 공장, 안성시 축산물 공판장, 충남 아산시 난방기 공장, 경남 진주시 목욕탕 등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음에도 확진자 수가 500명 이상 급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조만간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에서 벗어나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00~400명대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비수도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며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도 풀었기 때문에 분명히 500명 이상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주말 검사량이 반영된 8일 335명을 제외하면 9~13일 모두 4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 0시 기준 474명의 신규 확진자 수는 2월19일 533명 이후 22일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2월26일부터 3월7일까지 평균 78.4명에 그쳤던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도 3월8일부터 13일까지 약 2배 수준인 120.8명으로 증가하며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2월15일부터 유흥시설의 운영이 허용되고 비수도권은 직접판매홍보관을 제외하면 영업제한 시간도 해제됐다. 지난 9일 방대본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 발생일 기준, 2월15일 이후 주점·음식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는 ▲서울 서초구 음식점 ▲서울 영등포구 음식점 ▲서울 노원구 음식점 ▲인천 강화군 중식당 ▲대구 북구 대학생지인모임2 ▲제주시 주점 등이 있다.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이미 2.5단계 기준을 초과했지만, 정부는 아직 병상 등 의료자원 대응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8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9일 오후 9시 기준 즉시 사용 가능한 중환자실은 수도권 342개, 충청권 56개, 호남권 47개, 경북권 39개, 경남권 81개, 강원 19개, 제주 8개가 남아있다. 준-중환자병상은 총 434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42.2%로 251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149병상의 여력이 있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총 8798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26.5%로 6470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2621병상이 비어있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는 총 37개소 6182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35.9%로 3962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단 지역사회 내 '무증상 확진자'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염경로 조사중' 비율이 지난해 12월9일 19.0% 이후 94일째 20% 이상 기록하고 있고, 봄철 나들이 등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유행은 언제든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차 유행이 절정이던 지난해 말~올해 초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이 부족해 자택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역학 전문가들이 3월초~4월 중순 이후 4차 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며 "개학을 했고, 기온이 높아지면 사람들 활동량이 늘어나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각심이 완화되는 등 여러 조건들이 유행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실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는데 안 올리는 게 문제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망설이다가 뒤늦게 조치를 하면 유행을 다시 정지시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만남을 갖더라도 조금씩, 짧게 만나야 감염을 줄일 수 있다"며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강력한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이상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거나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정도의 상태를 오래 끌고 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확진자 수가 유지된다는 건 좋은 현상으로 봐야 한다. 이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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