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없던 김오수 청문회…"시원한 답변도 없어 답답"
"검찰 개혁 관련 속 시원한 답변 없어"
"의문여전"…조직개편안 등 입장 주목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오후 청문회 속개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6. [email protected]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채 파행됐다.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요청하고 여야는 채택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를 상대로 정치적 중립성 의혹,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 변호 논란, 아들의 취업 관련 의혹 등이 추궁됐지만 후보자 입지를 흔들만한 정도의 문제 제기는 없었다는 평이 많다. 청문회 파행의 이유도 김 후보자가 아닌 여야 의원 간의 의견 대립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구상 중인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는 아쉽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지방의 한 검사는 "총장 후보자가 검수완박 등 과도한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줬으면 하는데 그런 언급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구성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시기 추진됐던 '검수완박'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이 많은 만큼 이와 관련한 김 후보자의 취임 후 행보가 평가를 좌우할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질문하는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에는 총장직을 맡게 될 텐데 검찰 개혁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편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경우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도 "김 후보자에게 지속해서 요구돼 온 것이 어떻게 외풍을 막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해당 쟁점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정권과 사이가 나빠지는 걸 각오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의문"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자가 자신이 주요 보직에 발탁된 것이 이전 정권의 일이고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없었다고 강변한 것을 두고는 "예전이 아니라 최근의 2~3년을 문제 삼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차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과 관련한 총장의 입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형사부의 6대 범죄 수사를 보다 제한하고 강력부를 통폐합하는 취지의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뒤 일선청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관련해서 각 검찰청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규정해 놓은 법을 장관이 규정이나 지침으로 바꿀 수는 없다"며 "김 후보자가 해당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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