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블랙박스…"여기서 내려요?" 묻자 대뜸 욕설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블랙박스 공개
"내리냐"고 묻는 기사에게 폭언하고 목 잡아
"신고하겠다"고 하자 멱살 놓고 뒤로 빠져
<사진 = sbs 뉴스 캡처 화면>
3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선 택시 안에서 '잠시 후 목적지 부근에 도착합니다'라는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가 나오자 택시기사 A씨가 이 차관에게 "여기서 내리면 되냐"고 물었다. 이때까진 창 밖의 풍경을 통해 A씨가 운전 중인 모습이 확인된다.
그런데 A씨가 질문을 한 후 이 차관이 갑자기 욕설을 했고, 이에 택시기사는 놀란듯 뒷좌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왜 욕을 하냐"고 물었다.
이 차관이 묵묵부답이자 택시기사는 재차 "나한테 욕을 한거냐"고 물었는데, 그 순간 이 차관은 앞좌석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A씨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리고선 다시 욕설을 하며 "너 뭐야"라는 말을 반복했다.
멱살을 잡힌 A씨는 한 손으로 이 차관의 팔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블랙박스를 가리키며 "다 찍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 뭐야"라는 물음엔 "택시기사다. 신고할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차관은 A씨의 멱살을 놓고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A씨는 "다 찍혔다", "경찰서로 가자"고 말하며 다시 앞을 봤다.
이 차관은 이날 이후 합의를 하면서 A씨에게 블랙박스 영상의 삭제를 요청했고, '차가 멈춘 뒤 뒷좌석을 열고 자고 있던 날 깨우는 과정에서 폭행이 이뤄졌다고 해달라'는 취지의 허위진술을 A씨에게 부탁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 차관이 이같은 진술을 부탁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 내용이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리는 것이 전제라는 점에서 자신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될 것을 우려해 이를 적극적으로 피하려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이 차관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삭제를 요청한 블랙박스 영상은 택시기사가 카카오톡으로 보낸 영상이지 원본 영상이 아니며 ▲진술 내용과 관련해 이야기가 있었지만, A씨는 실제 있었던 대로 운전석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진술 관련 이야기'에 대해 이 차관은 "이런 일은 피해회복을 받은 피해자와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가해자 사이에 간혹 있는 일이지만, 변호사로서 그런 시도를 한 점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택시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실제 있었던 대로 운전석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진술했고, 이 진술을 토대로 사건 처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 "택시기사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영상이 제3자에게 전달되거나 유포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을 뿐, 블랙박스 원본 영상을 지워달라는 뜻은 전혀 아니었다"며, "더구나 택시기사는 이 요청에 대해 '보여주지 않으면 되지, 뭐하러 지우냐'는 취지로 거절했고, 실제 블랙박스 영상 원본이나 촬영한 영상 원본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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