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이재명 게이트' 공세, 반전 효과? 역효과?
연일 '이재명 위기론' 제기…'구속' 가능성도 꺼내
남은 62만 수도권·국민 선거인단 표심 자극 총력전
'당 화합 저해' 지지층 반감도…추가 의혹 제기 신중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결과 발표 후 이낙연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2021.10.03. [email protected]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이 지사나 민주당 지도부와 달리, 이 전 대표 측은 '이재명 게이트' 의혹 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며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나"라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과 관련해 이 지사 책임론을 꺼낸 것이다.
나아가 그는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그런 불안을 안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나"라며 "1위 후보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 재창출의 위기"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유 전 본부장의 윗선으로 향할 경우, 당시 성남시장인 이 지사가 그 끝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의 연결 고리를 검찰 수사에서 밝혀야 한다는 촉구도 나왔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4일 논평에서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최초 지시자"라며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런 엄청난 범죄를 기획했는지 반드시 밝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6일 논평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2010년 성남시장, 2018년 도지사 선거운동을 도운 뒤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며 "유 전 본부장이 측근 중 측근, 심복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 절반 정도가 대장동 사태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하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복지 공약 8대 분야 120대 과제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6. [email protected]
설 의원은 7일에도 라디오를 통해 이 지사 위기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성남)시장이 설계했다고 (이 지사) 스스로 이야기했고, 배임 혐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라며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재집권에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대선 경선 마지막 레이스인 서울·경기 지역 경선과 3차 국민선거인단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 54.90%, 이 전 대표는 34.33%로 과반 저지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남은 선거인단 62만여명의 표심이 이 전 대표에게 쏠리는 이변이 생기면 결선투표를 통해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지역이라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당의 화합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감을 드러내는 지지층도 있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것은 결국 국민의힘의 논리와 같다는 것이다. 대장동 의혹이 터진 이후 치러진 지역 순회경선에서 '1위 후보 지키기' 경향이 강해진 것과 마찬가지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재명 게이트' 공세가 이 전 대표에게 득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다. 이 전 대표 측이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로 드러난 의혹 외에 제보로 입수한 추가 의혹 공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적극적으로 의혹 제기에 나서는 순간, 국민의힘 편에 섰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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