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日건설업, '원도급 안전보건관리자'로 사망자 줄였다

등록 2022.07.21 14: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국 건설업 사망만인율 일본보다 4배 높아

'중층 하도급' 구조 같지만 산재사망율 격차

"日, 원도급이 하도급 노동자 안전 총괄관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00일을 맞은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5.0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00일을 맞은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5.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일본 건설업 사고 사망 감소에는 건설공사계획 안전성 사전심사제도와 원도급 안전보건관리자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토요사와 야스오 일본 가설기자재협회장(전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장)은 21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중대재해위)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건설업은 한국처럼 중층 하도급 구조를 갖고 있어 산재율이 높았다. 1995년 건설업 사망자 통계를 보면 한국 715명, 일본 1021명으로 일본이 더 많았다.

하지만 건설재해 예방 노력으로 사망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은 1.5‱(1995년)→0.65‱(2017년)→0.59‱(2021년)로 낮아지는 추세다. 사망만인율은 전체 근로자 대비 사망 근로자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망자 수의 1만배를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다.

반면 한국 건설업 사망만인율은 여전히 안전선진국의 사고사망율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 2020년 기준 2.00‱로 일본(0.52‱)의 4배, 영국(0.18‱)의 11배, 싱가포르(0.22‱)의 9배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전체 산재사망자(828명)의 50.4%(417명)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도 산재 사망률이 높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업종별 사망만인율은 건설업 1.75‱, 제조업 0.46‱, 기타산업 0.17‱이다.

토요사와 협회장은 일본 건설업의 산재사망이 크게 감소한 배경에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 해당하는 '노동안전위생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80년 법이 개정되면서 건설공사 계획 안전성 사전심사제도와 원도급 안전보건관리자 제도를 신설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전심사제도에 따라 일본 건설업체는 중대 재해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대규모인 공사를 개시할 때, 건설계획을 업무 개시일 30일 전까지 후생노동성 대신(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00일을 맞은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5.0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00일을 맞은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5.06. [email protected]

특히 대규모인 공사에는 ▲300m 이상 탑 건설 ▲150m 이상 댐 건설 ▲최대 기둥 간격 500m 이상 교량 건설(현수교는 1㎞ 이상) ▲3㎞ 이상 터널 건설 ▲깊이 50m 이상 수갱을 파야하는 길이 1~3㎞ 터널 건설 ▲게이지 압력 0.3MPa 이상 공법 작업 포함 공사 등이 해당된다.

또 원도급 안전보건관리자 제도에 따라 원도급 사업자는 원도급 노동자와 동일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하도급 노동자의 작업에 대해 총괄 안전관리를 하고 산재 예방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하도급 노동자의 안전보건 교육을 진행하고 기계·설비 사용을 지도하며, 운전 관련 신호와 경보를 통일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토요사와 협회장은 "최근 일본 건설업은 고령화에다 안전성 문제로 젊은 인재가 건설업으로 유입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 노동자 모두가 연계해 협력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건설 계획 초기단계부터 발주자가 산업안전조정자를 지정해 전 과정 안전과 보건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안전 문제는 일본 건설업계의 고령화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기간산업을 계속 이어가고 젊은 인력의 건설업 유입을 촉진하려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경사노위 중대재해위원장인 강성규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유사한 산업구조와 제도에도 양국 간 산재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일본 건설업 관계자 등이 산업안전 법규를 최대한 준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개선방안 마련에 노사정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