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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 폭발 '진실 공방'…"러 함정 목격" vs "나토 군사훈련"

등록 2022.09.30 14: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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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안보당국 "러 해군 함정·잠수함 목격"

러 "나토, 7월 심하 장비 이용한 군사 훈련"

러, 군함 목격엔 "나토 수역…멍청한 뉴스"

직접적 원인은 폭발인 듯…조사엔 시간 걸려

[보른홀름(덴마크)=AP/뉴시스]27일(현지시간)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에서 관찰된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관 가스 누출 모습.

[보른홀름(덴마크)=AP/뉴시스]27일(현지시간)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에서 관찰된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관 가스 누출 모습.

[서울=뉴시스] 김재영 신정원 김태규 기자 =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1·2 폭발 및 가스 누출 사건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서방과 러시아는 고의적인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배후에 대해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서방과 러시아는 각각 관련 정황을 제시하면서 서로에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미국을 직격, '미 배후설'을 꺼내 들었다.

서방 "러 해군 함정 목격"

CNN은 서방 정보 당국자 2명과 정통한 1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6일과 27일 가스 누출 지점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지원정이 유럽 안보 당국자들에게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것이 가스관 폭발과 관련이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또 지난주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러시아 잠수함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를 명확하게 배후로 공식 지목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유럽국가들의 표현을 빌려 "명백한 사보타주"라고 했지만 "지금은 해답보다 질문이 더 많다. 이론이나 가설을 제시하기 전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방 전문가와 당국자 일부는 공공연하게 러시아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는 반면 아직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덴마크 군 관계자는 CNN에 러시아 선박을 목격했다고 해서 가스관 폭발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매주 그들을 본다. 최근 몇 년 간 발트해에서 러시아 활동이 증가했다"며 "그들은 바다와 공중에서도 우리의 인식을 꽤 자주 시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추가 정보를 얻거나 추가 분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누구의 책임인지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해군 함정이 목격된 것은 여전히 러시아에 더 많은 의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가스관을 고의로 손상시킬 수 있는 능력과 동기를 모두 가진 것은 러시아가 유일한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 폭발 '진실 공방'…"러 함정 목격" vs "나토 군사훈련"


러시아 "나토 관할 수역"…美정부 직격하며 "해명해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가스 누출 지점 인근에서 심해 장비를 이용한 훈련을 실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7월 (발트해 덴마크) 보른홀룸 섬 지역에서 심해 장비를 사용한 나토 훈련이 있었다"며 "그 곳은 나토 기반 시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의 책임을 주장했다.

그는 가스 누출이 발생한 지점이 나토 회원국 영해임을 상기, "미국제 무기로 가득 차 있고 미국 정보기관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면서 "그 곳의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덴마크는 나토 회원국이고 스웨덴은 가입을 추진 중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트스트림2는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이번 가스 누출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며 "어쨌든 미국은 결국 스스로 해명하고 자백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7일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할 경우 "노르트스트림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미국과 독일이 가스관 가동 문제를 논의한 것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크렘린궁도 가스관 손상 규모로 볼 때 어떤 '정부'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피해 규모로 볼 때 어떤 정부의 역할 없이 이런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군함이 발견됐다는 CNN 보도에 대해선 "문제의 해역은 발트해"라고 지적하면서 "나토 소속 항공기와 선박, 기타 해군 함정이 더 많이 목격됐다. 이것이 바보 같은 뉴스이거나, 우리가 의제의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1이 향후 재가동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AP/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11일(현지시간)자 사진으로, 한 선박이 발트해 연안에서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2 천연가스관 작업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11일(현지시간)자 사진으로, 한 선박이 발트해 연안에서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2 천연가스관 작업을 하고 있다.


폭발→압력 급강하→가스 누출…"조사엔 시간 걸려"

이번 사건은 단기간 내에 폭발과 가스관 압력 급강하, 가스 누출 확인 등의 순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가스 누출의 직접적인 이유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에 의한 것이란 의미다.

운영사 노르트스트림2 AG는 지난 26일 오전 "밤 사이 가스관 압력 강하가 감지됐다"면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관할 해양 당국에 즉시 통보했다"고 했었다.

이어 덴마크·스웨덴 해양당국은 발트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3곳에서 대규모 가스 누출을 확인했다. 이후 유럽국 지진관측소는 해당 지점에서 두 번의 '폭발'이 있었음을 보고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국립지진네트워크는 현지 오전 2시(GMT 자정)과 오후 7시4분에 폭발이 감지됐다고 밝혔고, 가스 누출 경보는 같은 날 오후 1시52분과 오후 8시41분께 발령됐다. 스웨덴은 "폭발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웨덴 해당 당국은 29일 4번째 가스 누출 위치를 확인했다. 적어도 4곳에서 가스가 대규모로 해저로 새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1~2주가 지나야 조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도 해저 조사라는 특성 상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러시아의 요청으로 30일 오후 3시(한국시간 1일 오전 4시)께 가스 누출 사건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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