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의 계절 돌아왔는데…알고보면 통풍에 '최악의 조합'
7~8월 요산수치 높아져 통풍환자 급증
기름진 음식·탄산음료·과식도 통풍원인
[서울=뉴시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치킨과 맥주의 계절이 됐다. 하지만 덥다고 '치맥'을 자주 즐기면 체내에 요산이 과다 축적돼 발생하는 관절염인 통풍(痛風)이 유발될 수 있다. 사진은 모델이 '시네마 라운지'를 소개하는 모습. 2018.08.08. (사진=롯데주류 제공.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email protected]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43만 명에서 2021년 49만 2300명으로 늘어났다. 환자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남성의 경우 콩팥에서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풍 환자 수는 봄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한여름인 7~8월에 급격히 증가한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 내 수분의 양이 줄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서다.
통풍은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으로,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야기된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부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손, 손목, 발등, 무릎과 같이 다른 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면 발열과 오한이 동반된다. 얇은 이불이 스치기만 해도 아파 대개 양말을 신지 못하고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거나 아침에 첫 걸음을 걷기 어렵다는 경우도 있다.
치맥은 통풍에 치명적이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퓨린 함유량이 높고, 맥주는 주류 중 효모에 포함된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아서다. 퓨린(세포 구성 물질인 핵산 중 일종)이 다량 함유돼 있는 치맥을 자주 즐기면 요산(퓨린 분해 과정 중 생겨나는 찌꺼기)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통풍을 부를 수 있다.
요산이란 음식물이 소화돼 대사된 후 나오는 물질로, 보통 혈액 내 녹아 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통풍 환자들은 혈액 내 요산이 지나치게 많고, 과다 축적된 요산은 결정체로 변한다. 이 요산 결정체는 관절의 연골, 힘줄 등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한다.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도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탄산음료는 당 함유량이 높아 요산 수치를 높이고 통풍을 악화시킨다. 또 술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술에 취해 있는 동안 일시적인 고젖산혈증이 발생해 통풍의 원인 중 하나인 고요산혈증이 악화된다. 장기간 술을 마시는 것 역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통풍은 식습관과 비만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아 체중 감량도 필요하다. 삼겹살, 치킨 등 고열량 음식은 요산 수치를 빨리 높여 열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고단백, 고칼로리식에는 통풍성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권원환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통풍은 증상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관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름진 음식 섭취, 맥주와 같은 알코올, 과식 등을 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환자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중년 남성의 경우 체중 관리와 음주 습관을 조절하면 예방할 수 있다”며 “일단 통풍 진단을 받으면 정상 체중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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