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철 대표 "어반브레이크는 신나는 예술축제...작가발굴 '오픈콜' 인기 보람"[문화人터뷰]
2020년 출발, 'MZ 힙한 예술놀이터'
그래피티·아트토이·현대미술 한자리
올해 4회째 "보는 전시→참여·체험 전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가 '어반브레이크 2023'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트페어보다는 신나는 예술축제, 페스티벌을 지향합니다."
'어반브레이크(URBAN BREAK)장원철 대표는 "어반브레이크는 현대미술 시장의 미술장터와는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장을 넘어 '미술 문화를 즐겁게 체험하는 행사'라는 것.
어반브레이크는 올해로 불과 4회째지만 키덜트(kidult)들과 MZ세대들의 '힙한 문화 행사'로 성장세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아시아 최대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로 첫 선을 보였다.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그래피티와, 피규어 아트토이, 현대미술이 혼합해 팬데믹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1년 관람객 수는 4만 명, 2022년에는 5만 명을 돌파했다. '또 하나의 아트페어'가 아닌 새로운 문화시장, '예술 놀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가 전격 해제된 만큼 올해는 더 '힙 해진' 행사로 펼친다. '2023 어반브레이크' 주제는 '크레이지 익스피리언스'(Crazy Experience). 서울 코엑스 B홀에서 7월13~16일까지 열린다. 3000여 점이 쏟아지는 행사에는 총 350명의 작가와 45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니라 참여하고 체험하고 경험하는 장이 어반브레이크의 모토입니다."
올해는 전시장을 파격 연출하는 등 혁신적인 도전에 나섰다. 부스가 나열된 화이트 큐브형 전시 공간을 탈피, '빌리지형 공간'을 만든다. 6개의 특별전을 한지붕 여섯 가족처럼 연출, 현실과 가상이 섞인 예술을 체험할 수 있게 꾸민다. 어반브레이크가 직접 제작한 AI 아티스트 패즐로(PZLO)도 최초 공개, 관객참여형 환경 프로젝트 등을 선보이며 AI를 통한 예술의 확장을 보여줄 예정이다.
어반브레이크가 만든 AI 아티스트 패즐로(PZLO); *재판매 및 DB 금지
어반브레이크 2022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특별전은 화려하게 진전했다. 네오밸류가 내놓은 소장품 '카우스 컬렉션'전을 비롯해 국내 최정상 아트토이 작가 쿨레인, 업템포, 토베이, 아마즈, 하종훈이 참여하는 '아트토이 특별전', 힙합 50주년을 맞이해 미국의 그래피티 뮤지엄과 공동기획한 ‘Art of Hip Hop’ 특별전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행사 기간 조말론, 토요타 등과 협업한 제이슨 네일러, 12세 천재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 팝스타 리한나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비모던 등이 내한한다.,
"올해는 체험 콘텐츠를 늘렸다"는 장 대표는 "AR과 AI 기업 알비언과의 협력을 통해 카우스 컬렉션전은 110여 점과 히든 작품을 AR기술로도 선보여 더욱 실감나는 디지털 전시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힙 하고 핫 한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라이브 그래피티 배틀'을 펼쳐 거리 예술가들의 한판 승부가 예상됩니다. 신나는 디제잉과 함께 90분 동안 스트릿 아티스트 팀들의 열정과 재능을 현장에서 직관할 수 있는 그래피트 아트의 생동감을 전할 예정입니다."
어반브레이크2023에서 국내 최초로 라이브 그래피티 배틀전이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장 대표는 IT 기업을 운영하다 3년전 '어반 컴플렉스'를 창업했다. 어반브레이크의 모태로 그래피티의 파급력에 주목하면서다.
"10년 전만 해도 그래피티는 거리의 낙서로 예술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해링 등의 영향력으로 미국 뉴욕 등에서는 이미 주류 예술로 진입, 대세가 됐어요. 이런 흐름에서 어반브레이크의 사업이 태동됐습니다." 2020년 제1회 어반브레이크 행사에서 얼굴없는 예술가이자 거리예술의 대가인 뱅크시의 원화를 국내 최초로 전시한 배경이다.
국내에도 웹툰 작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서브컬처(하위문화)로 분류되던 만화가들의 약진은 어반브레이크의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방송인으로 알려진 기안84가 참가했고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이 팝아트 작품으로 출품됐다. 올해는 웹툰 작가 박태준의 ‘외모지상주의' 전을 마련해 기안84, 주호민, 이말년 등이 재해석한 외모지상주의 인물에 대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웹툰 작가 박태준의 '외모지상주의'전이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 2023.06.13. [email protected]
스트리트 아트의 부활과 비주류 아트의 반란에 불을 지핀 장 대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들이는 건 따로 있다. 학력 불문, 나이 제한 없이 선정하는 '어반브레이크 오픈콜'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교류하는 축제 'SXSW'나 시카고에서 연 2회 열리는 '컴플렉스콘'이 롤모델로 결국 '아티스트 발굴'에 힘쓴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에 점수를 주는 '오픈콜 행사'는 올해 40팀이 선발됐다. 3회의 심사를 거쳐 뽑힌 작가들에게 일체의 부스 비용을 받지 않고 지원한다. 이 행사 전시 작가들은 2~3년간 전시 일정이 잡힐 정도로 활동이 이어진다는 후문이다.
장 대표는 "젊은 작가들에 입소문이 나면서 '꿈의 무대'로 알려져 올해는 1000여 명이 지원했다"면서 "전시 기회가 많지 않은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데뷔의 장을 열어주며 작가들을 성장시키는 보람도 있다"고 했다. 향후 아티스트들과 수집가들이 함께 모여 교류하는 플랫폼과 아티스트 IP 기반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부스마다 다른 주제와 스토리가 담긴 작품들의 전시가 풍성해 올해 행사는 ‘워터파크’보다 신나는 예술 축제가 될 것입니다. 기발하면서 독창적이고 신선한 작가들과 만남,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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