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 목사 "‘잘 사는 것’은 나보다 남을 잘되게 하는 삶"[문화人터뷰]
'답답답' 베스트셀러..신앙고민 엄선 '답답답 2' 출간
25년 간 언론인으로 살다 뒤늦게 목회자 길
[서울=뉴시스] 조정민 목사 (사진=두란노 제공) 2023.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코로나 훨씬 이전부터 젊은이들은 종교를 떠나고 있었습니다. 떠난다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효과가 없거나 쓸모없기 때문이지요."
조정민(72) 베이직교회 목사는 '조정민의 답답답'(두란노)의 저자로 '메마른 세상에서 깊은 사랑으로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답답답' 책은 2탄까지 나올 정도로 베스트셀러다.
'답답답' 책은 신앙생활 뿐만 아니라 성공, 행복, 연애, 관계, 이단 등 현실적 소재들을 다룬다. 쑥쓰러운 고민과 애매한 질문에도 성경을 근거로 본질을 파고들고 통찰력이 묻어나는 솔직 명쾌한 답변으로 인기다.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소문이 나 있다.
책은 실제 경험 사례에서 나왔다. 조 목사가 ‘아름다운 동행’ 예배 후 실시간으로 문답한 내용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더메시지랩’에서 가장 궁금한 신앙 고민 85개 질문을 엄선했다.
너무 바빠서 하나님을 만날 시간이 없을 때 이런 기도를 하는 게 맞을까요?,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요?, 안 믿는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요? 등 선택과 결정을 앞두고 답답한 물음에 공감의 답을 내준다.
조 목사는 이전에 25년간 기자로 활동한 언론인이었다. MBC 사회부 기자를 시작으로 iMBC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독교를 비판하던 그는 어느 날 사랑의 공동체에 대한 꿈을 품고 목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많은 종교적 방황을 통해서 예수님이 진리임을 확신하게 되었다"는 그는 "이 시대가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의지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그는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계속 묻는 이유는 편하고 쉬운 길을 가기 위해서일 때가 많다"면서 특히 요즘에는 "종교가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소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때와는 또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단하고 피곤하고 외로운 무한경쟁 시대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앞날까지 불투명합니다."
[서울=뉴시스] 조정민 목사 (사진=두란노 제공) 2023.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도란 내 삶의 태도가 변증적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내 삶이 이 세상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세상이 기준 삼는 효율성, 경제성 등을 버리고 비효율적인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아플 때 곁을 지켜 주고 누군가 도움을 청할 때 시간을 내어주는 비효율적인 삶의 방식과 태도가 곧 전도입니다."
조 목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2016년 4월부터 교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튜브 플랫폼의 확장성과 영향력을 체감했다"며 "초신자나 신앙을 갖지 않아도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했다.
"처음엔 베이직교회 성도들의 성경 통독을 돕기 위한 가이드 컨텐츠로 시작했어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아름다운 동행 Q&A시간 질문들과 대답들이 상당량 쌓여 그 질문과 답변을 '답답함에 답하다(답답답)'란 타이틀로 3년 넘게 꾸준히 올렸고 덕분에 책도 엮어 내게 됐네요."
조 목사는 최근 종교가 젊은이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에게 과연 오늘날 종교와 종교인들이 무슨 속 시원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요? 종교는 답답함을 못 풀어줍니다. 현실의 답답함을 풀어주기 위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이벤트와 방법을 들이대는 데 이도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뒤늦게 목회자의 길을 걷기까지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나이 50대 중반에 영어로 신학을 하면서 개척교회 전도사로 사역하느라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건강에도 적신호가 와서 얼굴이 양쪽으로 돌아가고 심장 수술도 받아야 했는데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목회자가 됐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서울=뉴시스] 조정민 목사 (사진=두란노 제공) 2023.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모든 과정 가운데에도 마음을 다할 뿐입니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노심초사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믿음으로 사는 삶의 특징입니다."
조 목사는 "앞으로도 경험을 토대로 이 시대에 고통 받는 젊은이들과 신앙인들을 위로할 것"이라며 "고통과 고난이 면제되는 인생이란 없지만 세상의 중력에 맞서는 힘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생각하는 ‘잘 사는 것’은 나보다 남을 잘되게 하는 삶입니다. 연약하고 부족한 사람을 말없이 도와주는 것, 형제나 자매가 기뻐하는 것을 함께 기뻐하는 것, 소외된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것, 사실 이것이 정상적인 삶입니다. 비정상의 세상 질서를 거슬러 정상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책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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