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21년 8월 ‘미라클 작전’으로 카불에서 구출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총 391명) 중 울산에 정착한 157명과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아프간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한국 기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등에서 일한 현지 협력자들로, 탈레반에게 부역자로 처단될 위험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이다.
진천과 여수에서 6개월을 보낸 후 이들 중 많은 수가 경기도를 택해 이주했고, 현대중공업 취업이 확정된 29명의 가족 157명은 울산으로 이주했다.
위험에 처한 외국인을 인도적 차원에서 구출할 만큼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감동과 자부심은 2022년 2월 아프간 난민이 이웃으로 온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울산 동구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바뀐다. 아이들이 학교에 배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난민 입학 반대’ 현수막을 든 채 밤 11시까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교사들은 학교를 그만두려고도 하였다. 육아 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울산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공간 등에 우려와 분노가 봇물이 터지듯 나왔다. 아프간인들에게 물건을 팔지 않겠다거나 아이들이 인근 놀이터를 이용하지 말게 해 달라는 민원과 신고도 이어졌다.
그로부터 1년 후, 상황이 변했다. 아프간인들이 사는 중앙아파트 앞 주차장은 한국과 아프간 아이들의 축구장으로 변했고, 그들의 울산 정착은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1년간 울산과 인천을 오가며 아프간 가족들의 울산 정착기를 취재해 온 김영화 기자(시사IN)는 이주민보다 내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왜 반발했으며, 누가 어떻게 갈등을 줄이려고 했는지, 무슬림 이웃이 생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등을 알기 위해 그는 교육청, 학교, 현대중공업, 다문화센터 관계자, 통역사, 지역 주민 등 한국인 3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방인을 마주하면서 당황했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이들을 환대하고 도운, 보기 드물게 뭉클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길어낸다. 서로의 이견을 적대시하지 않으면서 합의점을 찾던 순간들, 공존의 노하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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