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고추가루…성분 분석했더니 양파 유전자가, 왜?[식약처가 간다]
적발한 고춧가루서 양파·무 유전자 검출에 수사 의뢰
가격 폭등에 유사 사례 있다고 판단…기획 수사 돌입
관할 관청에 폐기 허위 보고…끈질길 추적 전량 폐기
[서울=뉴시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춧가루와 중국산 다대기, 고추씨 분말을 혼합한 향신료조제품을 건고추 100%의 고춧가루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11개 업체와 대표 등 17명을 식품위생법 및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고춧가루, 무, 양파, 물 등을 혼합한 습다대기. (사진=식약처 제공) 2024.08.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적발한 고춧가루 제품에서 양파, 무 유전자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A식품에 대한 행정 조사 결과 수거한 고춧가루 제품에서 정상 제품이라면 나와서는 안 될 양파, 무 유전자 검출됐다. A업체가 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고춧가루에 다대기 분말, 고추씨 분말을 혼합해 가짜 고춧 가룻을 만든 사실이 탄로난 순간이었다. 불법을 확인한 식약처는 곧바로 특별사법경찰인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수사를 의뢰했다.
식약처가 수사를 의뢰한 이유는 명료하다. 당시는 2023년산 건고추 생산량은 전년 대비 4.6% 줄어든 6만t으로 고춧가루 가격에 비상이 걸린 시기였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전년 대비 건고추 가격 폭등으로 유사 사례가 있다고 판단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저가 고춧가루에 대한 기획수사를 실시했다"라고 밝혔다. 기획수사 대상은 총 40개 업체 45건이었으며 수사 결과 10개 업체 12건에서 부적합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번 가짜 고춧가루 기획수사의 시작점인 A업체에 대한 수사도 이어갔다. 수사를 의뢰 받은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A업체에 대해 12월 피의자 휴대전화, PC, CCTV 등 25점 압수하고, 중국산 무신고 압축초 1415㎏ 압류 및 고춧가루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 또 피의자(총 3회), 참고인(3명) 조사를 실시하고 휴대전화, CCTV 영상 등을 분석했다.
지난 5월 신병 지휘건의가 한 차례 기각되자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세무사 사무실, 피의자 계자, 실소유주 등에 추가 조사를 6월까지 실시했다.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신병 재지휘건의를 하고, 7월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결과 A업체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건고추(국산, 중국산) 가루에 중국산 무신고 압축초(클로로메쾃 검출) 8~20%, 다대기 분말 8~16%, 고추씨 분말 16~36%를 섞어 만든 향신료조제품을 고춧가루(건고추 100%)로 표시해 약 80억원 상당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로로메쾃은 식물생장촉진제 농약 성분으로, 중국산 무신고 압축초에서 기준치(0.01㎎/㎏)의 2배(0.02㎎/㎏)가 검출됐다. 수사 과정에서 A업체는 원료수불·생산일지를 미작성해 원료량, 생산량 등이 파악 안돼 판매금액은 세무사가 제출한 자료 등으로 산출했다.
A업체는 수사 받는 중에도 폐기명령 받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 1.4톤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관할관청에 폐기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뒤 폐기업자에게 350만원을 주고 빼돌렸다. 식약처는 이런 사실까지 끈질기게 추적해 전량 폐기 조치했다. 식약처는 A업체와 대표를 식품위생법 및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10개 업체는 건고추(국산·중국산) 가루에 다대기 분말, 고추씨 분말를 섞어 만든 향신료조제품 총 28만 3589㎏을 고춧가루(건고추 100%)로 표시해 판매해 약 22억 9000만원 상당을 판매했다. 다대기 분말은 고춧가루, 무, 양파, 물 등을 혼합한 습다대기를 건조한 것이다.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나머지 10개 업체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진행해 및 임의수사 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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