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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장애 친화 편의점…'조금씩만 바꾸니 이렇게 쉬워지네'

등록 2024.08.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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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 전시·체험 공간 운영

턱없고 넓은 통로…쇼핑·결제 혼자 가능

"모두가 이용하는 모습…같이 가자 권장"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7일 서울 청계광장 내 마련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전시·체험 부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편의점 이용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2024.08.09. nowes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7일 서울 청계광장 내 마련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전시·체험 부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편의점 이용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2024.08.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7일 방문한 서울 청계광장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특이한 편의점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전시·체험을 위해 마련한 모두의 편의를 위한 편의점이었다.

이 편의점에는 '유니버셜 디자인(UD)'이 적용됐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성별과 연령, 국적, 장애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제품, 환경, 서비스 등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으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

전국에 편의점 점포 수는 5만개가 넘을 만큼 비장애인들에게는 친숙하고 편리한 공간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이용 문턱이 높은 곳 중 하나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비좁은 편의점 구조 때문에 진입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UD가 적용된 이 편의점은 진입 장벽부터 낮췄다. 길가에서 편의점 입구, 편의점 내부까지 계단이나 턱이 없었고 자동문을 설치해 휠체어로 입장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편의점 내부 역시 휠체어가 충분히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1.5m 이상 넓게 조성했다. 바닥에는 기존 편의점 통로와 비교할 수 있도록 점선 등으로 거리감을 표현했다.

편의점에서 가장 먼저 만난 건 냉장고였다. 장애인도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잡기 편한 수직 손잡이 형태로 설치돼있었다. 냉장고에서 문을 열고 상품을 꺼낼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도 확보했다.

냉장고 옆 현금인출기(ATM)는 그래픽과 음성 안내, 큰 글씨 기능을 넣어 저시력 중심 시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 내 판매 상품들은 색깔을 통해 구분했다. 예를 들어 음료수, 심각김밥 등 냉장 보관 식품 등은 파란색, 라면이나 따뜻한 음료, 죽 등 주의가 필요한 뜨거운 음식은 빨간색, 세재, 건전지, 의약품, 샴푸, 주류 등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용품은 주황색으로 표시된 진열대에 배치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점자나 양각 등 촉각, 음성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도 제공됐다.

상품을 모두 선택한 후 결제를 위해 찾은 계산대도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 적용돼 있었다. 계산대 아래 공간이 막히지 않고 뚫려있어 휠체어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고, 스스로 계산을 할 수 있게 했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7일 서울 청계광장 내 마련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전시·체험 부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편의점 이용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2024.08.09. nowes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7일 서울 청계광장 내 마련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전시·체험 부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편의점 이용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2024.08.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모든 편의점 등이 장애 친화적 구조로 탈바꿈하면 좋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일반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지난 4월 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 조사에 따르면 편의시설 설치율은 89.2%지만 법적 기준에 맞는 적정 설치율은 79.2%였다. 특히 소매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의원, 이·미용원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1종 근린생활시설의 편의시설 적정설치율은 75.8%로 더 내려간다. 

다만 지난 2022년 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에 따라 신축하는 50㎡ 이상 근린생활시설은 출입문 입구를 단차없이 설치하거나 단차가 있는 경우 경사로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이달 말에 편의점 측과 협업을 통해 장애인이 근무하는 편의점 사업을 제주에서 시작할 예정인데 이 편의점은 장애인이 근무하는 만큼 장애 친화적 디자인이 적용된다. 오는 9월에는 유니버셜 디자인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편의점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렇게 같이 가자고 권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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