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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스님 "'꽃스님' 이름 엄청 질타받아…이젠 발심 원동력"[이수지의 종교in]

등록 2024.08.17 10:00:00수정 2024.08.17 10: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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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이수지 기자 = "'꽃스님'이란 이름을 스스로 지었을 때 '어디 가서 화엄사 스님이라고 하지 말라'며 스님들에게 엄청나게 질타를 받기도 했었어요."

지난 13일 전라남도 나주 불회사에서 만난 범정스님은 ‘꽃스님’ 이름 때문에 곤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꽃스님'(kkochsnim)으로 유명한 범정스님은 1993년생으로 '젊은 불교, 힙한 불교'의 상징이자 MZ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눈에 띄는 외모로 팔로어 3만5000명을 단박에 모으며 화제가 됐다.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스님들도 법명 말고 호를 붙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저처럼 건방지게 스님이 주신 법명을 뒤로 한 채 스스로 이름을 지어서 활동하고 수행하겠다고 했던 스님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어요. 그에 대한 부담감이 정말 컸죠.“

 '꽃스님' 유명세는 범정스님에게 부담보다 발심(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킴)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범정스님은 "아직 '꽃스님'이란 이름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이처럼 달라지는 상황에서 '내가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발심을 한 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 발심의 원동력이 되고 나의 초발심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범정스님이 해석하는 '꽃스님'은 '내면이 아름다운 수행자'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스님이 뭐 언제까지 '꽃스님'일 수 있겠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는 범정스님은 "한평생 정말 꽃처럼 보이는 아름다움을 고수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내면의 아름다움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마음의 울림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행과 정진 속에서 마음이 더 아름다워지고 싶습니다. 10년 후나 20년 후에도 이 모습 그대로 살고 이 생각이 그때도 변치 않게 초심만 지키고 싶어요."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꽃스님' 범정스님은 불교 홍보에는 부담 대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에게 온갖 감언이설로, 그들로부터 환심을 사는 능력은 없어요. 다만 내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불교에 대해서, 스님들에 대해서 한 번 더 궁금하게 하는 데는 자신 있습니다."

'반란'한 범정스님 덕분에 불교계가 '힙(hio)'해졌다. 개그맨 출신 DJ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 '노래하는 관세음보살'인 가수 '관서현 보살'(가수 서현진)이 잇따르며 젊은 세대에 불교 문화를 알리고 있다.

불교자연유산 홍보대사에도 위촉된 범정스님은 "다가오는 시대에서는 불교가 더 이상 종교적인 면으로만 국민과 만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언제까지 기도와 기복에 의지해서 이 사찰을 유지하고 스님들이 수행할 수 있겠느냐" 반문하며 "종교도 신앙생활 외에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13일 전남 나주 불회사에서 열린 사찰경관림 체험' '한 여름 절 숲에 스며드는 시(詩)원한 바람'에 참여한 범정스님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범정스님은 MZ세대보다 기성세대에게 할 말이 더 많다. 군대에서도 요즘 젊은 애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인성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는 그는 불교계 뿐 아니라 군도 달라지길 바라고 있다.

"어른의 가르침을 받아 자기 경험을 쌓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쳐야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지휘관 분들을 먼저 인성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말 안 듣고 사고 치는 아이의 문제도 아이만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없어요. 아이를 보살피는 부모인 어른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내가 해온 것,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는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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