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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중국 '힘겨루기' 재확인한 태평양도서국포럼, 승자는 누구?

등록 2024.09.02 16:37:42수정 2024.09.02 22: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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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 ‘다국적 태평양 경찰’ 지지 vs 中 “대만 지우기 성과”

“태평양 도서국도 호-중 외교적 균형 필요 인식한 계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지난달 28일 통가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에서 '다국적 태평양 경찰'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가디언 캡처) 2024.09.02. *재판매 및 DB 금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지난달 28일 통가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에서 '다국적 태평양 경찰'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가디언 캡처) 2024.09.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호주의 정치적 승리 속에 중국으로부터 약간의 견제가 있었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지난달 26일부터 4일간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이 호주와 중국이 영향력 경쟁속에 진행된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31일 양측의 승부를 이렇게 규정했다.

호주가 포럼 기간 중 ‘다국적 태평양 경찰’ 창설에 대한 지지를 얻어낸 것을 두고 이 지역에서 중국의 안보적 존재감을 줄이기 위한 ‘외교적 쿠데타’라고 SCMP는 표현했다.

호주의 제안에 따라 태평양 전역에 최대 4개의 훈련 센터가 설립되고 약 200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위기 대응 부대가 창설될 예정이다.

호주는 앞으로 5년간 훈련센터 구축에 약 4억 달러를 지원하며 브리즈번에 경찰력 개발 및 조정 허브를 설립할 예정이다.

‘태평양 경찰’은 호주 연방경찰 시설을 이용해 훈련을 받고 배치도 준비할 수 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기를 자제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9일 “모든 당사국이 태평양 도서국의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태평양 경찰 창설 합의로 태평양 가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시드니 공과대 호주-중국 관계 연구소의 분석 책임자인 엘레나 콜린슨은 “호주의 전략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도서국 중에는 친중 국가들도 있어 견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국적 태평양 경찰’에 관한 합의가 발표되기 수 시간 전 바누아투의 샬롯 살와이 총리는 “이 계획은 우리의 목적에 맞게 구성되어야 하며, 주요 강대국의 지정학적 이익에 맞게 추진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바누아투는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어 친중 국가로 분류된다. 중국은 2022년 솔로몬 제도와도 안보 및 경찰협정을 맺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PIF 폐막에 맞춰 채택한 성명에서 ‘대만을 개발 파트너로 재확인했다’는 취지의 문구를 이튿날 삭제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없지 않음을 과시했다.

당초 성명에 있었던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1992년의 결정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통째로 빼버린 것이다.

호주는 2022년 앨버니즈 총리가 집권한 뒤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됐으나 남태평양 국가들을 상대로 한 지정학적 영향력 경쟁에서는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는 PIF 회원국이고 미국과 함께 안보적으로 의존하는 국가들이 많지만 중국은 옵저버 국가임에도 경제적인 지원과 일부 치안력 제공 등을 통해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이려고 부심하고 있다른 것을 이번 포럼을 통해 보여줬다.

태평양도서국들도 미국과 중국, 중국과 호주간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들이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의 요소가 나타나고 있음을 실감한 계기도 됐다.
 
엘레나 콜린슨은 “도서국들도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 고려 사항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콜린슨이 호주 주도의 ‘태평양 경찰’ 계획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PIF는 호주 뉴질랜드 및 태평양 16개국 등 18개 국가로 구성됐다. 1971년 ‘남태평양 포럼’으로 출발해 1999년 이름을 바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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