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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72명 사망한 7년전 그렌펠 화재 보고서 …'정부와 기업, '죽음의 덫' 합작"

등록 2024.09.04 20:19:26수정 2024.09.04 2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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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2017년 6월 런던 소방당국이 그렌펠 타워 화재 진압 후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2017년 6월 런던 소방당국이 그렌펠 타워 화재 진압 후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영국에서 2차 대전 후 화재로 가장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던 2017년 런던 고층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에 관한 종합조사 보고서가 4일 공개되었다.

수십 년 동안 정부, 규제 당국 및 업계가 제 할 일을 하지 않아 결국 72명이 목숨을 잃은 '죽음의 덫'이 타워에 놓여졌다는 것이다. 

수 년 간의 공공 조사 결과 그렌펠 화재에 간단하게 '단일 원인'을 지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신 '부정직한 기업들, 약하고 무능한 규제 당국 및 무사안일의 정부'가 한데 뭉쳐 대규모 인명 피해의 원인물을 아파트에 들여놓았다. 아파트 건물이 가연성의 클래딩으로 덮이도록 한 것이다.

단열 및 내후성을 제공하고 건물의 외관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는 클래딩이 가연성 소재로 되면서 소규모 아파트 화재가 엄청나게 커지고 말았다. 

【런던=AP/뉴시스】불에 탄 영국 런던의 그렌펠 타워에서 소방관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17.6.17.

【런던=AP/뉴시스】불에 탄 영국 런던의 그렌펠 타워에서 소방관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17.6.17.

퇴임 판사가 주도한 조사와 보고서는 화재 생존자들에게 여러 대답을 해주고 있지만 이들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기소할 것인지를 알려면 또 많은 시일을 기다려야 한다. 경찰은 기소 입건을 결정하기 전에 조사보고서의 결론을 살피게 된다.  

화재는 2017년 6월14일 새벽 전 야간에 아파트 4층에서 발화되어 '불이 붙은 퓨즈'처럼 25층 건물에 퍼졌다. 타워 외벽에 씌운 가연성 클래딩이 불에 기름을 끼얹은 모양이었다. 

화재에 영국은 크게 놀라고 관리들과 기업들에 의한 느슨한 안전 규정 등 부실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보고서는 "21세기의 런던에서 자체로는 불이 통할 수 없는 강화 콘크리트 건물이 죽음의 덫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고 있다.

"이 질문에 간명하게 답할 수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결론내린다.  

1970년대에 콘크리트로 지어진 그렌펠 타워는 화재 발생 수 년 전 행해진 개조 공사 때 알루미늄과 폴리에틸렌 클래딩을 씌웠다. 

가연성 클래딩은 그것이 싸고 또 "개조 작업에 관여한 조직과 건축가, 엔지니어 및 하청업자 등 개인의 무능력" 때문에 빌딩에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안전 문제는 다른 누군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런던=AP/뉴시스】 런던 서부 지역에 있는 화재로 전소된 그렌펠타워 건물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2017.06.15

【런던=AP/뉴시스】 런던 서부 지역에 있는 화재로 전소된 그렌펠타워 건물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2017.06.15

조사위원회는 화재 발생 다음날 아침 정부에 의해 구성되었으며 이후 300회가 넘는 공청회와 1600건의 목격자 진술을 검토했다.

그렌펠 화재 후 영국 정부는 신축 빌딩에 금속 합성 클래딩 패널을 금지했으며 구축 빌딩에서 비슷한 가연성 클래딩을 제거하도록 명령했다. 비싼 작업으로 비용 부담 문제 때문에 여러 아파트는 제거하지 못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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