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다수에게 팔았다가 '과징금'…금감원, 유의사항 안내
비상장사 증권 매출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여부' 확인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비상장주식을 여러 사람에게 매도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금융감독원이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기존에 발행된 증권이 주주에 의해 50인 이상 투자자에게 매각될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모에 해당하게 돼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생기는데, 회사가 이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면 매출 당사자인 주주도 매출액의 최대 3% 과징금을 물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비상장회사 증권 매출과 관련해 회사와 주주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안내했다.
주주는 증권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지만 회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50인 이상에게 매도하는 경우 발행인은 물론 주주도 자본시장법 위반에 걸린다.
한 사례로 주주 A씨는 소규모 비상장회사 '갑'의 주식을 55인에게 매각하면서 이를 갑에게 알리지 않았다. 회사는 매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갑은 주주 A씨의 매출로 '간주 모집 규제'를 적용받게 돼 그 후 추가로 발행하는 증권에 대해 '전매 제한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증권을 50인 미만으로 발행하는 경우인 사모 발행으로 오인해 69억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간주 모집 규제를 2회 위반했다.
이 결과 발행인 갑에게는 과징금 9000만원, 매출인 A씨에겐 과징금 2140만원이 부과됐다.
투자자 B씨는 소규모 비상장회사 '을'과 신주인수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미 을 주식 인수 이후 매출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을에 알리지 않았다. 투자자 B씨는 을 주식 인수 이후 매출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신고서 제출 의무는 법상 기업인 을이 부담하므로 신고 미제출에 대한 책임도 을만 부담하는 것으로 오인해 538인에게 을 주식을 매각했다. 이 결과 B씨는 과징금 4060만원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회사와 발행인이 신규 주식 발행 전에 주주 명부를 확인해 기존 주주에 의한 매출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 수가 큰 폭으로 변동했을 때 매출 발생 여부를 판단하고 간주 모집 규제 등 후속 의무 위반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후속적인 공시 위반으로 이어질 경우 과징금 상향 등 위반 수준이 중대해지고 평판 저하, 기업공개(IPO) 일정 지연 등에 따라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회사뿐 아니라 매출인에게도 매출 금액의 3% 이내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 발행인이 작성한 증권신고서가 아닌 매출인이 사실과 다른 투자 정보로 투자자를 유인하거나 계속적·반복적으로 증권을 매매하는 경우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출인은 매출 전 회사에 이를 알리는 등 신고서 제출 의무가 준수될 수 있도록 회사와 상호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상장주식을 양수한 투자자는 해당 주식 양수가 매출에 해당함에도 증권신고서를 받지 못한 경우 회사에 이를 문의할 필요가 있다. 또 증권신고서의 거짓 기재·누락에 대해 회사나 매출인 등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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