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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양책 안 먹히네"…외국인 언제 돌아오나

등록 2024.11.20 06:00:00수정 2024.11.20 0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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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순매도 아냐…삼성전자 순매도"

"삼전 매도 완화돼야 수급 되살아날 것"

"밸류업 기대 유입 자본, 하반기에 빠져"

"일부 기업 행보에 K자본시장 신뢰 실추"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이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된 화면을 보고 있다. 2024.11.1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이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된 화면을 보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잇단 증시 부양책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의 순매도 총액은 2조2084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가 10조원대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린 지난 15일과 금융당국의 5000억 규모 밸류업 펀드 집행 소식이 전해진 지난 18일에도 각각 594억원, 52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2조4284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코스피 전체 순매도 액수보다 더 큰 규모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진 지난 15일에는 127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18일 1635억원, 19일 126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장에서 1조6939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던 외국인들은 8월 2조8682억원, 9월 7조9214억원, 10월 4조700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9일까지 2조2605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36%대였던 외국인 코스피 시총 비중은 지난 19일 31.99%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들이 순매도세가 집중된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같은 기간 56%대에서 51%대로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순매도 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수급 안정의 키는 삼성전자이며,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야 외국인 수급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려아연 유상증자 사태 등 주주가치를 신경쓰지 않는 국내 기업들의 행보로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도가 실추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현물 매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강도는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약화하고 있다"며 "9월에 매도 클라이맥스를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선물 시장에서는 매수 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8월16일 이후 1조9400억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며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특정 업종, 반도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매도가 반영되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순매도 한 게 아니라 반도체,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이라며 "코스피 수급 안정의 키는 삼성전자이고, 삼성전자 매도가 완화돼야 외국인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도는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크게 줄고 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진정되며 가격, 밸류에이션 매력이 재평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S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단순히 우호적이지 못한 거시경제 요건으로 치부하기 힘들다"며 "한국 증시의 기본 체력에 대한 문제를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본이 하반기 들어 빠져나간 것"이라며 "정책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이 늦어지고 있고, 철회된 고려아연 유상증자 공시 같은 기업들의 행보가 이어지며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도가 실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의 행보에 대한 관리 제재 수단 마련이 필요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롤모델 격인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는 앞선 10년간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후 국내 증시 부진이 깊어졌다"며 "관세, 대중 규제, 통화 약세를 감안해도 부진의 골이 깊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전세계 주요 증시 중 한국보다 주가가 더 부진한 지역은 홍콩 정도가 유일하다"며 "이는 국내 주식시장 내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여러 문제 중 하나는 아직도 높은 실적 기대"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8~2019년 미중 관세 분쟁 당시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 와 PBR 저점(PER 7.6 배, PBR 0.77 배)과 현재(PER 8.2 배, PBR 0.79 배)를 비교해 보면 완전히 바닥은 아니더라도 꽤 다가서고 있다"며 "하락폭은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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