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사는 남친…'반반 결혼'인데 예단 요구
[서울=뉴시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대아파트에 반반 결혼도 예단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A씨는 "요즘 남자 친구와 돈 문제로 계속 다투고 있어 스트레스받는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양가 인사도 드렸고 내년 5월로 결혼 날짜도 잡았다"며 "저희는 흔히 말하는 반반 결혼이지만, 남자 친구는 집에 묶인 대출까지 하면 현금은 제가 더 많다"고 했다.
이어 "남자친구는 민영 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이고 내년 하반기에 계속 거주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혼인 신고하고 배우자 소득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서 자격 조건에서 탈락하면 제가 대출받아서 다른 구축 아파트로 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저와 남자친구는 연봉이 비슷하나 가정환경이 다르다. 남자친구 부모님도 임대아파트에 사신다. 두 분 다 직업은 있으나 거의 아르바이트라고 보면 되고, 기초 연금 받아서 생활하시다 보니 저희 결혼에 도움 줄 형편도 못 된다"고 전했다.
반면 A씨 부모님은 아직 현직에서 일하고 있고, 집도 자가라고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은근슬쩍 예단을 요구하면서부터다.
A씨는 "사람 성실하고 착해서 결혼하려 한 건데 저에게 예단을 요구하더라. 그건 시댁에서 집이라도 해줄 때 드리는 거라고 얘기했지만, 그런데도 드리는 여자들 많다고 하더라. 부모님께 얘기 드렸더니 난리 치면서 반대하신다"고 했다.
A씨 부모는 "그동안 네가 좋다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집구석은 안 되겠다. 당장 헤어져라"라며 "그 정도로 어려운 집으로 시집가는 거 아니다. 형편 더 나은 남자한테 시집가도 사네, 마네 하는 게 현실인데 어쩌자고 대놓고 바라는 남자를 만나냐"고 결혼을 말렸다고 한다.
A씨는 "이 문제에 대해 남자친구는 '예단 드리면 절반 정도는 친정으로 돌아온다. 결혼하면 당연히 하는 거 아니냐'고 한다"며 "반반 결혼에 임대 아파트 대출도 아직 남았는데 예단 하는 게 맞냐"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제발 부모 말 좀 들어라", "남자 쪽 집이 염치가 없다", "예단 해드릴 수 있겠지만, 그게 시작이다", "까짓거 예단하면 되지. 나름 결혼이라고 기본 구색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예물도 꼭 받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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