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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인간 유전자 배열 100% 분석됐다

등록 2022.04.01 06:53:48수정 2022.04.01 07: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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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미확인 유전자 배열 모두 밝혀져

2003년 92% 밝혀진 이래 나머지 8%까지 규명

"10년 안에 개인 유전자 분석 건강검진 필수 항목될 것"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현대 한국인의 게놈 혼합(ADMIXTURE) 분석 결과 맨 오른쪽의 한국인들은 일본과 중국인과 같은 그룹으로 묶인다. 2020.06.03. (사진=㈜클리노믹스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현대 한국인의 게놈 혼합(ADMIXTURE) 분석 결과 맨 오른쪽의 한국인들은 일본과 중국인과 같은 그룹으로 묶인다. 2020.06.03. (사진=㈜클리노믹스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간 유전자 지도의 92%가 밝혀진 이래 사상 처음으로 나머지 8%도 완전히 밝혀졌다고 미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워싱턴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조사관 겸 텔로미어-두-텔로미어(T2T) 콘소시엄 연구 책임자 에반 에이츠너는 "모든 정보를 알게 돼 인간이 어떻게 개별 유기체로 구성되는 지와 인간이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종과도 구분되는 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라 기존에 밝혀진 DNA 배열에 4억개의 새로운 문자가 추가됐다. 이로서 염색체 전체가 밝혀진 것이다. 인간 유전자 전체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과학자들은 사람들간 DNA의 차이를 확인하고 이 차이가 질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됏다.

지난 29일 과학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배포됐었다.

지금까지는 미확인 게놈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 지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에이츠너는 "새로 규명된 유전자가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염병과 바이러스의 감염에 적응하고 생존하는데 도움이 되는 면역반응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약물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츠너는 또 새로 규명된 유전자중 일부가 인간의 뇌가 다른 유인원보다 크게 만든 유전자로 인간만의 특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 규명된 8%의 인간 유전자는 너무 복잡해 과학자들이 구조를 밝혀내는데 애를 먹어왔다. 예컨대 몇차례 반복된 DNA영역을 기존의 유전자 분석 방법으로 올바른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자들은 최근 10년새 개발된 두가지 DNA 분석기술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옥스포드 나노포어 DNA 분석 기법은 100만개의 DNA 문자를 한번에 배열할 수 있지만 일부 오류가 나타나는 반면 팩바이오 하이파이 DNA 분석 기법은 2만개 문자를 99.9%의 정확도로 읽어낼 수 있다.

에이츠너는 DNA 배열 분석이 조각그림 맞추기와 같다고 말했다. 먼저 DNA를 작게 잘라서 배열 분석기에 넣은 뒤 올바른 순서에 따라 다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분석 도구는 한 번에 DNA의 극히 작은 부분만을 분석할 수 있었다.

10000조각의 퍼즐이 있는 경우 서로 비슷하게 생긴 작은 퍼즐 조각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처럼 반복되는 DNA의 작은 조각의 배열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퍼즐 조각이 500개라면 보다 큰 DNA 조각을 맞추면 돼 한층 쉬워진다.

두번째로 풀기 어려운 문제는 단일 게놈을 가진 세포를 찾는 일이다.

일반적인 인간 세포에는 모계와 부계의 2개 DNA 세트가 있다. 이번 연구팀은 부계 DNA 세트만이 반복된 완전포상기태(complete hydatidiform mole) 세포의 DNA를 사용했다. 완전포상기태 세포는 태반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매우 드문 임신부작용에서만 발견된다. 이 세포를 사용함으로써 연구자들은 게놈 2세트를 모두 분석하지 않고 1세트만 분석할 수 있었다.

기존에 2개 세트의 DNA로 분석을 시도할 때는 Y 염색체의 배열을 분석할 수 없었다. 논문의 제1저자 애덤 필리피에 따르면 연구진은 Y 염색체를 다른 세포를 사용해 분석했다.

배열 분석이 완료된 24개 염색체 세트 전체를 산타크루즈 대학교 게놈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다.

배열 분석을 완료하는데는 큰 비용이 투입됐다. 국립인간게놈연구소 유전자정보분야 책임자이기도 한 필리피는 연구비용이 모두 수백만달러라고 밝혔다.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 비용이 4억50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비용이다. 새 기술 덕분에 유전자 배열 분석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아직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유전자 배열을 완전히 분석하는데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든다. 다만 특정 유전자가 특정 암 발생의 차이를 야기하는지를 밝혀내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면 의사들이 그에 맞춘 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이번 연구의 일원인 마이클 샤츠 존스홉킨스대학교 컴퓨터과학 및 생물학 교수가 말했다.

필리피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개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이 일상적인 의료검진에 포함될 것이며 비용도 1000달러 미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인간게놈연구소 과학책임자 찰스 로티미는 이번 성과로 "인류 전체가 개인화된 의학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로티미는 연구진의 일원이 아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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