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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무장관 키이우 집결, '전쟁 피로감' 일축…7조원대 지원 검토(종합)

등록 2023.10.03 05:27:37수정 2023.10.03 05: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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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AP/뉴시스]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비공식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오른쪽)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02.

[키이우=AP/뉴시스]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비공식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오른쪽)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0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2일(현지시간) 전쟁 중인 키이우에서 역사적 회담을 한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EU는 내년에 우크라이나 국방을 위해 50억유로(약 7조1355억원) 상당의 지원을 제안했다고 EU 외무장관들의 비공식 회담 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밝혔다.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또 전투기 조종사 양성 등을 포함해 앞으로 몇 달간 4만명을 훈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EU와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 간의 가능한 공동 무기 산업 사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렐 대표는 유럽연합의 이 같은 약속 외에 사이버 방어 지원,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를 가능하게 하는 지뢰 제거 프로그램, 부패를 단속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법 집행 개혁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가 지원안에 대해 AP는 유럽연합의 외교정책 책임자가 최고 외교관 대표단을 이끌고 예고 없이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전쟁에 대한 장기적인 지지를 놓고 EU의 정치적 긴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고 평했다.

앞서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EU 영토 밖에서 처음 회동하는 것으로, '미래의 EU 영토'란 의미를 부여했다.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EU 외무장관들이 유럽연합 국경 밖에서 전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만난 것이다.

이번 외무장관 회담은 19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2일 EU와 우크라이나 외교징관의 비공식 회담은 19개월간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분명한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렐 대표가 말했다. 보렐 대표는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EU-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또 EU는 슬로바키아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나는 어떤 회원국도 흔들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AP는 이번 회담은 지난 주말 EU 회원국인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로베르트 피코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우파 포퓰리스트 성향 사회민주당(Smer-SD)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에 열렸는데, 피코 전 총리의 친러시아 어젠다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속적인 지지에 대한 물음표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동유럽의 작은 국가인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때로는 냉랭한 태도를 보이면서 EU의 우크라이나 관련 논의에 더욱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헝가리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는 서방의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수송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철도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 영국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대규모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해왔으며, 이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경제에 매우 중요하며, 지금까지 무제한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동맹국들이 언제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계속 보낼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AP가 짚었다.

이런 상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미 의회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동맹국들에게 안심시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140개국 이상을 규합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50개국 이상의 연합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뒤에는 강력하고 매우 강력한 국제연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틀렸다"고 덧붙였다.

많은 미국 의원들은 전쟁이 진행될수록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승인받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키이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EU는 우크라이나와의 '지속적인 연대'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결의는…확고하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가장 강력한 안보 공약은 우크라이나의 (EU가입)회원국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으며,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이 과정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소모전 속에서 몇 년이 걸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장려해 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와 EU 측 모두 우크라이나가 수행해온 모든 개혁을 고려해 (EU 가입 협상을 위해)최대한의 속도로 전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또 유럽 각국 외무장관들에게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와 협력을 구축하는 데 자국 방위산업체에 최대한의 지원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미국이 계속해서 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조만간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러한 전쟁피로감이 결국 우크라이나의 대외원조에 대한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먼 길"이라고 주장하며 영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섑스 장관은 영국 북부 멘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영국은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이른바 '평화공식'이 국제 지도자들이 여전히 논의 중인 유일한 평화안이라고 확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전면 철수를 요구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10개 항의 평화계획에는 러시아 전범을 기소하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과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는 유럽-대서양 안보구조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에 명백한 군사적 패배를 안겨주고 그 후 우크라이나를 재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SW는 1일 발표한 평가서에서 "서방이 러시아를 무너뜨리기 위해 필요한 장기간의 노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약속한다면 이 길은 실현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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