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과천지역, 수상한 토지거래 급증…정보유출 의혹
개발 발표 전 거래 급증…지분 매매도 성행
경찰, 개발예정지 땅 매입 법원 공무원 수사
과천 3기 신도시 조성지
[과천=뉴시스] 박석희 기자 = 정부의 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개발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2개 지역이 신도시 지정에 포함된 경기 과천에서도 발표 시점을 전후해 수상한 토지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포착됐다.
뉴시스 취재 결과, 과천시의 순수 토지거래가 ‘주암 뉴스테이’와 3기 신도시 개발 발표 전 3자리 수에서 4자리 수로 급증했다.
게다가 이 시기에 거래된 토지 대다수의 용도 및 지목이 일반적으로 잘 거래되지 않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임야 등인 데다가 상당수가 '쪼개기' 매입의 지분매매 거래임을 고려할 때 유출 의혹은 더욱 짙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의 2014년 순수토지 전체 거래는 411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주암 뉴스테이’ 지정을 전후해 2년 새 3342건으로 8배 정도 급증했다. 2015년 1481건, 2016년에는 1861건 등이다.
반면, 개발 호재가 사라진 2017년에는 723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또 3기 신도시 개발이 발표된 2018~2020년 3년 사이에 3661건으로 폭증했다. 2018년 900건, 2019년 1112건, 2020년에는 1649건 등이다. 개발정보의 사전 유출이 크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주변 A부동산 대표는 “한참 바쁠 때는 하루 10여건 이상의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기억한다”며 “상담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거래가 성사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전했다. “구매자는 가격은 크게 논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고도 했다.
이 시기 상당수 토지는 보상에 유리하다는 지분매매 형태로 거래됐다.
2016년 1월 거래된 주암동 산 A번지의 경우 112명, 인근 주암동 B번지는 119명이 각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도 개발 계획 발표 전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수원지법 소속 공무원이 속한 영농법인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40억원을 들여 개발 예정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일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원지법 공무원 C씨 등을 형사 입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C씨 등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이 속한 영농법인은 지난해 4월 과천시 과천동 일대 개발제한구역 토지 1만여㎡를 공시지가의 4배인 240억원에 사들였다.
앞서 A부동산 대표가 밝힌대로 "가격에 대해서는 크게 논하지 않았다"는 말을 뒷받침한다. 이들이 해당 토지를 산 시점은 과천시가 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하겠다고 공고한 지 14일 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정보 없이 개발제한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후 해당 토지는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땅값이 폭등한 것으로 전해져 투기 의혹이 크게 불거졌다.
여기에 해당 영농법인은 과천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공고하기 직전 설립된 것으로 드러난 데다가 법인 대표자가 C씨의 아버지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주암 뉴스테이 개발 현장
토지 보상 대상 주민들은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일탈적 행위를 고려할 때 앞서 시행된 토지 평가 금액이나 LH의 향후 계획에 신뢰가 안 간다”며 "토지 전체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기업형 임대주택인 ‘주암 뉴스테이’는 과천시 과천동과 주암동 일대 92만8813㎡에 주택 6158호를 공급하는 국책 사업으로 2018년 6월19일 지구계획이 승인됐다. 사업 기간은 2026년까지다.
3기 신도시에 포함된 과천지구는 과천시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데 168만6888㎡에 주택 7000여호를 2025년까지 짓는다. 2018년 10월 LH가 국토부에 지구 지정을 제안했으며, 지난해 10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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