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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치자 35%, 후유증 경험…기침·피로감·호흡곤란 등 다양

등록 2020.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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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DC, 완치 270명 중 95명 후유증 경험 연구

양성 3주 후에 기침 43%·피로감 35% 등 경험

이탈리아선 완치자 87.4% 증상 1개 이상 경험

박현 교수 "후유증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 많아"


[대구=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명 발생한 지난 4월23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식 음압 카트로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명 발생한 지난 4월23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식 음압 카트로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확진자 가운데 35%는 첫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2~3주 후에도 후유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유증은 기침 43%, 피로감 35%, 호흡곤란 29% 등으로 나타났다. 완치자 96%는 열과 오한 증상도 느꼈다고 답했다.

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간 감염률 및 사망률 보고서'(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에 실린 '완치자의 증상 지속기간과 일상 건강 회복을 지연하는 위험 요인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자의 3분의 1은 주요 17개 증상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했다.

연구진은 지난 4월15일부터 6월25일까지 미국 13개 주 소재 의료보험제도 적용 기관을 방문했던 18세 이상의 코로나19 완치자 292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 양성 판정 14~21일 이후 증상을 묻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292명 중 94%인 274명은 진단검사 당시 하나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었던 유증상자였다. 이들은 17개 증상 중 평균 7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71%), 기침(61%), 두통(61%)이었다.

연구진은 실제로 증상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27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65%인 175명은 진단검사 이후 평균 7일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95명(35%)은 진단검사 14~21일 이후에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확진자 30% 이상은 양성 판정 당시 보였던 증상들을 확진 판정 14~21일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검사 당시 기침 증상이 있었던 166명 중 71명(43%)은 계속 기침 증상을 보였다. 피로감을 느낀 환자 192명 중 68명(35%)이, 호흡곤란 증상자 90명 중 26명(29%)이 양성 판정 14~21일 이후에도 같은 증상을 경험했다.

확진 당시 열과 오한 증세를 보였던 확진자들의 97%와 96%는 확진 후 14~21일께에 비슷한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성 판정 7일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는 완치자 175명 중 59명(34%)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서술했다.

유증상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후유증을 겪는 환자의 비율도 증가했다. 양성 판정 14~21일 후 후유증을 경험한 유증상자는 ▲18~34세 26% ▲35~49세 32% ▲50세 이상 47%였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던 18~34세 완치자 가운데 5분의 1 정도는 진단검사 14~21일 이후에도 일상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고령에 2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던 완치자들의 증상이 더 심하게 오랫동안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선 완치자의 87.4%가 완치 판정 이후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증상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로마의 아고스티노 제멜리 IRCCS 대학병원 재단은 지난 4월21일부터 5월29일까지 143명의 완치자를 대상으로 평균 60일간 영구 증상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흘 연속으로 발열 증상이 없고, 다른 증상도 호전된 뒤에 24시간 간격으로 두 번 실시한 진단검사 결과에서 모두 음성이 확인돼 격리에서 해제된 완치자 143명의 후유증을 60여일간 조사했다.

그 결과 46명(32.2%)이 1~2개의 증상을, 79명(55.2%)이 3개 이상의 증상을 보였다. 후유증을 경험하지 않은 완치자는 18명(12.6%)에 불과했다.
 
후유증 증상은 피로가 53.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호흡곤란 43.4%, 관절통증 27.3%, 가슴통증 21.7% 등을 기록했다.

143명 가운데 '삶의 질이 저하됐다'고 응답한 완치자는 44.1%였다.
[서울=뉴시스] 박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겸임교수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 게시된 글. (사진=박현 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 갈무리). 2020.08.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겸임교수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 게시된 글. (사진=박현 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 갈무리). 2020.08.21. [email protected]

앞서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부산 47번째 환자)가 완치 5개월 넘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을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기면서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박 교수가 언급한 후유증은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 및 복부통증, 피부 변색과 건조증, 만성 피로 등 5가지다.

박 교수는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가 계속되고 있다"며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만 아플 뿐만 아니라 가슴 통증 등 다른 증상까지 심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지기도 하고, 방금 했던 거나 하려고 하는 것을 기억 못 하는 일이 너무 흔하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것은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은 피부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점이 생기기도 한다"며 "변색과 함께 건조증도 여전히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완치자'라는 단어가 주는 오해 때문에 코로나19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산책할 때 주위를 보면 마스크 쓰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완치자'라는 말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질병관리본부, 병원, 언론 등은 후유증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 못하고, 오히려 완치로 후유증이 없다는 말까지 하는 현실에 후유증을 겪고 있는 다른 회복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글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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