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열전]은행의 암호화폐 '리플'
비채굴 방식…희소성 오를 수도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들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2012년에 출시된 리플은 전 세계 여러 금융기관들이 실시간으로 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토콜이자 암호화폐다. 리플의 화폐 단위는 XRP다.
리플은 개발자인 라이언 푸거가 2004년 리플페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은행 간 실시간 자금 송금을 위한 서비스로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와 상관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라이언 푸거가 물러나고, 2012년 기업가인 크리스 라슨과 제드 맥케일럽이 오픈코인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리플페이에 암호화폐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은행 간 송금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수료가 비쌌으나, 리플 프로토콜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송금이 가능하고 수수료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착안해 암호화폐 리플을 발행한 것이다. 오픈코인이란 회사명은 2013년 리플랩스(Ripple Labs, Inc.)로 변경됐다.
리플의 가장 큰 특징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채굴(Mining)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플은 수백~수천 억개가 일괄 생성돼 있고, 더 이상 발행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 희소성이 증가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또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효율화, 신속화, 현대화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기존의 은행 간 송금, 결제 서비스 등에 대한 인프라는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등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리플을 통해서는 빠르고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다른 화폐보다 국제 결제 시 속도가 약 2초 빠르고, 금융사고 발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플랩스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관과 개인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거래 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을 만들 것"이라면서 "이런 표준화 과정은 1950년대 컨테이너 선적 방식이 국제 상거래를 표준화하고 세계화를 주도한 것, 그리고 1980년대 웹 프로토콜이 표준화되면서 디지털 정보 경제 시대를 연 것처럼, 세계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리플랩스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SEC는 지난해 12월 리플이 암호화폐가 아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증권이라며 리플 출범을 주도한 리플랩스와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랩스의 성공에 따라 리플 가격이 오르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지해 리플을 매수했기 때문에 리플이 '증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법원은 소송 과정에서 최근 리플랩스 측의 SEC 내부 거래 정책 자료 열람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EC 측이 리플과 다른 디지털 자산을 다루는 부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리플랩스 측이 확인하겠다는 것인데, 시장에선 미국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이 리플랩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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