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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中에 수출 감소세 개선…불황형 흑자 벗어날까

등록 2023.10.02 06:00:00수정 2023.10.02 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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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년째 감소…감소폭 최저·2개월째 한자릿수

4개월째 무역흑자…수입 두자릿수↓ '불황형흑자'

반도체 1년 만에·中 올들어 최고…유가 상승 변수

[서울=뉴시스] 9월 수출(-4.4%)은 1년 째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1년 새 최저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인 99억4000만 달러(13조468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3.6% 떨어진 수치지만 올해 가장 낮은 감소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9월 수출(-4.4%)은 1년 째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1년 새 최저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인 99억4000만 달러(13조468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3.6% 떨어진 수치지만 올해 가장 낮은 감소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불황형 흑자'란 지적을 면치 못하던 무역수지가 본격 개선되는 모양새다. 수출은 1년째 감소하고 있지만 그동안 적자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던 반도체와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회복됐다는 점에서다.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에서 최근 4개월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며 만들어진 흑자란 한계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라면 연내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하며 불황형 흑자도 넘어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37억 달러(약 5조13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월별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우려가 커졌다. 기간도 역대급인데, 누적 규모도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 컸다는 점에서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자동차 수출 호조에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21억 달러(약 2조7783억원)를 기록하며 15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522억4000만 달러(69조1135억원)를 기록했다. 2023.06.01.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자동차 수출 호조에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21억 달러(약 2조7783억원)를 기록하며 15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522억4000만 달러(69조1135억원)를 기록했다. 2023.06.01. dy0121@newsis.com


15개월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이다. 월별 흑자로 돌아서기 직전인 지난 5월 기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73억5000만 달러(약 36조1211억원)로, 지난해 적자 규모(477억8500만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던 무역수지는 지난 6월부터 월별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작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가다 보니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란 한계가 제기됐다. 심지어 무역흑자란 7월에는 수출 감소세가 16.2%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수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 줄어든 546억6000만 달러(약 74조643억원) 감소했다. 물론 1년 째 여전히 감소세지만, 감소율이 2개월 연속 한자릿수를 이어간 데다 지난 10월 이후 최저란 점에서다.

[울산=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자동차 전용선인 '글로비스 스카이호' 갑판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09. photo1006@newsis.com

[울산=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자동차 전용선인 '글로비스 스카이호' 갑판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09. photo1006@newsis.com


아울러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37억 달러(약 5조135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이자 지난해 9월(26억6000만 달러)과 매우 근접한 수치다. 수출 물량은 수출액 감소에도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난달 무역 흑자가 수출 증가에서 기인하면 좋겠지만, 수입액 감소로 인한 것이기에 불황형 흑자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수출 개선세인지 묻자 "맞다. 그래도 (이내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않겠는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출 감소율이 개선된 배경이 반도체와 대중 무역 회복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된다. 그동안 무역적자를 심화시킨 주된 요인은 에너지 위기로 인한 수입 증가에도 있지만, 수출 감소세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데 있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등 업황이 침체되면서 저조한 실적이 계속됐다. 중국 역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살아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부동산 디폴트 위기 등이 겹치며 우려가 커져갔다.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2.05.20. photo1006@newsis.com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2.05.20. photo1006@newsis.com


이에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호조세를 보였지만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던 자동차(10%)는 지난달 역대 9월 중 1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들 실적은 역대 9월 중 1위다.

결국 수출 플러스 전환을 이루려면 수출 품목·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계속됐지만, 단기간에 체질을 개선해 역대급 무역적자를 해소하기란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반도체와 중국 수출 실적이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만에 최고치인 99억4000만 달러(13조468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3.6% 떨어진 수치지만 올해 가장 낮은 감소율이다. 지난 1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뒤 서서히 회복하는 모양새다. 중국 수출은 올해 최고치인 110억 달러(14조9050억원)로, 2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도 1억 달러로 적자폭을 줄이며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그동안 계속 문제가 됐던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완만하지만 꾸준히 회복하고 있고 그 폭도 개선됐다"며 "4분기 겨울철에는 유가 등이 오르게 되면 원자재 가격이 인상될 수 있는데 중국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 상반기보다 갈수록 부정보다 긍정요인이 좀 더 강하게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부동산 디폴트 사태 이후 경기 상황을 크게 우려했는데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영역은 조금씩 회복된다"며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열린 '수출현장방문단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열린 '수출현장방문단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누적 무역적자가 여전히 심각한 데다 여전히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가는 만큼 연말까지 긴장감을 놓치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국제 유가 상승세에 따라 이번엔 수입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실적이 나아졌다지만 아직까지 충분히 회복된 것이 아니다 보니 수출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도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는 것도 변수"라며 "수출 감소세가 꺾이더라도 유가가 오르고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입이 증가하면 무역흑자 폭은 다시 주춤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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