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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청원, 만인소'···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후보 선정

등록 2017.06.28 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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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추존 만인소(1855)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1855)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국내 후보에 선정됐다.

등재 여부는 내년 5월 개최 예정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MOWCAP)'에서 최종 결정된다.

28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2019년 등재예정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대상 2종과 2018년 등재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등재대상 2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중 한국국학진흥원이 신청한 '만인의 청원, 만인소'가 후보에 포함됐다. 후보로 선정된 기록물은 현존하는 2종의 만인소 원본이다.

'만인소'는 조선시대 재야 유교 지식인들의 집단 청원서이다. 1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연명으로 이뤄진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다. 만인소 운동은 1792년(정조 16)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사도세자 신원을 위해 시작된 이후 19세기 말까지 총 7회 진행됐다.

만인소 원본이 남아 있는 것은 1855년(철종 6)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고종21)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 뿐이다. 이 2종의 만인소는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서 소장하다가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만94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11m, 길이 96.5m, 무게 16.6㎏에 달한다.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는 8849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02m, 길이 100.36m, 무게 8.3㎏이다.

이 두 상소의 청원 내용은 각각 다르지만 유교적 올바름을 실현하려 했던 참여 운동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1884)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1884)

'사도세자 추존만인소'는 정통 왕위 계승자임에도 불구하고 당파 싸움으로 인해 뒤주에 갇혀 불운하게 생을 마친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내용이다. 당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왕통이 바로 서지 않고 있는 현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음을 보여준다.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는 1884년 내려진 복제 개혁에 반대하면서 이 정책에 대한 재고를 청원하는 내용이다. 복제개혁에 대한 반대는 유교 이념에서 벗어난 중앙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재야 유교 지식인들은 100m에 달하는 연명 상소를 작성해 왕조의 정통성 논쟁에 참여하고, 유교적 예제를 회복하려는 입장을 중앙에 강력히 전달했다.

특히 '만인소'는 조선시대 재야 유교 지식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공론 정치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경우 한국국학진흥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유교책판'과 한국 최초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편액'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관련 기록물 3종을 보유한 기관이 된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47만 점의 기록유산에 대한 연구 및 가치발굴 사업을 통해 후속 기록유산 등재 대상을 선정해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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