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더 큰 '본진' 올 수도···안심하기 일러"

【포항=뉴시스】박준 기자 =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해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email protected]

전진-본진-여진 3단계로 구분···본진이 규모 최대
기상청 "오늘 5.4 지진이 본진···여진 이어질 것"
"섣불리 본진이라고 결론 내면 안 돼" 우려도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15일 경북 포항에서 국내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 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서울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더 강한 지진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22분께는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2.2와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0~5.9의 지진은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에 손상이 생길 수 있을 정도의 강진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경주 지진의 경우처럼 이번에도 수개월은 지속되리라고 본다"며 "강도에 대한 부분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진의 단계는 전진, 본진, 여진의 3단계로 나뉜다. 본진이 발생하기 전에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지진을 전진이라고 한다. 본진이 끝나면 본진보다 강도가 덜한 여진이 이어진다. 본진 당시 방출되지 못한 채 진원 주변에 축적된 에너지가 해소되는 과정이다.

 기상청은 일단 이날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을 본진으로 보고 있지만 만약 이것이 본진이 아니라 전진일 경우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재해 산업연구소 교수는 "전진, 본진, 여진은 모든 지진이 다 끝나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섣불리 본진이라고 결론을 내려서 안심하고 있다가 더 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안심하고 본진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신이 아닌 이상 그건 모르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경주 지진 때는 처음에는 규모 5.0 지진이 발생한 뒤 50분 후 규모 5.8 지진이 났다"며 "후속되는 지진 규모가 계속 작아지면 다행이지만 규모 5.4보다 더 강한 지진이 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 현장에 가서 지진계를 설치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남재철 기상청장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17.11.15. [email protected]

 규모 5.4의 지진이 본진이라 해도 여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주 지진 당시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여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이 집계한 경주 지진으로 인한 여진은 지금까지 총 600회가 훨씬 넘는다. 올해 들어 지진은 130회 이상 발생해 크든 작든 지진은 거의 매일 지진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박순천 기상청 기상연구관은 "이번 지진은 규모가 커서 분명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며 "다만 지진마다 발생 특성과 위치 등에 따라 지속되는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경주 지진과 규모가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기간, 같은 패턴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20분 기준 두 차례의 전진에 본진 이후 9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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