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1월 제재 대비해 석유 물물교환 준비" WSJ
이란 "석유 사갈 때만 상대국 상품 수입할 것"
석유 수입국에 계좌 만들어 수출입 대금 거래
美에 제재 당할라…에너지 기업들 고심 커져
【테헤란(이란)=AP/뉴시스】지난 7월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거리 환전상인이 미 달러화를 들고 있다. 미국이 7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작함에 따라 유럽의 미 동맹국들은 이러한 제재 재개가 지역 안보에 대한 불안을 증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8.8.6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란이 11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물물교환 형식의 석유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7일 금, 귀금속, 흑연, 알루미늄 등의 거래를 제한하는 대이란 제재를 발효하는데 이어 오는 11월 4일부터는 이란산 원유 거래도 차단할 계획이다.
이란과 정기적으로 거래를 해왔던 중국, 인도, 유럽연합(EU) 등은 고심에 빠졌다. 이란과의 거래 중단시 에너지 수급과 상품 교역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물물거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석유 수입 국가에 이란 계좌를 만들어 석유 수입자가 대금을 입금하고, 상품 수출자가 계좌에서 돈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아사돌라 가렉하니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대변인은 지난달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매자들에게 그들이 석유를 살 때에만 그들의 상품을 수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부통령은 지난달 석유 판매를 민영화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업자들을 통해 석유 물물교환 거래를 하겠다는 뜻이다. 이란은 과거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때도 중국·러시아의 소규모 은행과 중개인의 도움을 받아 물물교환 방식으로 석유를 수출했다.
EU와 중국, 인도 등은 미국처럼 석유 수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EU 국가들도 이같은 물물교환 방식을 통한 거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 정부는 자국 중앙은행을 이용해 원유 대금 지급이 가능한 이란 계좌를 개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이란과의 거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란과 석유 거래를 지속할 경우 미국의 금융·에너지 시장에서 차단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금융기관과 에너지 운송업자들은 자국의 방침과는 관계 없이 이란과의 거래를 끊고 있다.
리처드 네퓨 컬럼비아대 세계 에너지 정책 센터 교수는 "기업들이 중앙은행에 석유 대금을 지불할 경우 미국은 여전히 그 회사를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1월부터 모든 이란의 석유 거래를 완전히 차단한다는 계획이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WSJ에 향후 몇 달 동안 이란의 석유 수출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현저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유럽의 정유 회사들이 구매를 줄이면서 7월 이란의 석유 수출은 일평균 230만 달러로 이전 보다 30만 배럴 가량 감소했다. 시장 분석 업체들은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면 석유 수출이 최대 일평균 100만 배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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