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응책, 베네수엘라 경제 더 악화시킬 것" WP
"초인플레이션 근본 문제 제대로 못다뤄"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선거위원회가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마두로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베네수엘라 헌법이 담긴 소책자를 손에 들고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18.5.21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7일 초인플레이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통화 볼리바르 가치를 95%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을 1800 볼리바르로 3000% 이상 올리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또 20일부터 베네수엘라가 최근 발행한 가상화폐 '페트로' 가치에 연동되는 새로운 볼리바르화인 '주권 볼리바르'가 발행된다고 밝혔다. 주권 볼리바르는 기존 화폐단위에서 0을 5개를 뺀 것이다. 지난 2월 마두로 대통령이 새 화폐 발행 계획을 공개했을 때 전문가들은 그것을 '사기(sham)'로 평가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발표한 계획이 볼리바르화 가치 폭락, 석유 생산 붕괴, 그리고 정부에 대한 완전한 신뢰 부족 등 초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인들도 자국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 보다 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19일 수도 카라카스 슈퍼마켓과 주유소에 시민들이 몰려든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일부 상점 주인들은 시민들이 어떤 물품들을 요구할 지 몰라 가게 문을 여는 것조차 주저할 정도였다고 WP는 전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초인플레이션 전문가이자 경제학자인 스티브 H. 행크 교수는 "지금 우리가 보듯이, 베네수엘라 정부가 내놓은 것은 혼란스럽고 모순된 발언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과정이 지금 무엇이든 간에, 이 발언들 후에(도) 그것(인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이라며 "과도기에 환율의 불안정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사기라고 사람들이 이해할 때 정상적인 과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크 교수는 지난 1995~96년 당시 라파엘 칼데라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고문을 역임한 바 있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지난 2월7일 한 여성이 버스요금을 내기 위해 지폐 한 뭉치를 손에 들고 있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100만%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볼리바르화 가치를 10만분의 1로 축소하는 화폐 개혁을 단행, 새 화폐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화폐는 8월20일부터 유통될 예정이다. 2018.7.26
20일 발행되는 주권 볼리비아에서는 0이 5개 사라진다.
행크 교수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세계 역사상 초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23번째 국가다. 헝가리는 지난 1945년과 1946년 사이에 자국 통화에서 29개의 0을 지웠고, 유고슬라비아는 1990년에서 1994년 사이에 27개의 0을 제거했다.
행크 교수는 "통화개혁에선 전형적이지만,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면서 "성형외과 의사에게 가서 주름 제거 수술을 받는 것과 같다. 표면적으로는 변했지만, 여전히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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