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강경파 라이트하이저와 갈등설
"트럼프, 미중 무역 합의 늦어지자 실망감"
"MOU 체결 취소하면서 갈등 표면화"
"온건파는 무역 합의-화웨이 제재 보류 건의"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3월8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 중국과의 무역 문제 해소를 위해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경제 참모들을 베이징에 파견할 계획이다. 2018.4.2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의욕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對中)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의 대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중 공격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강경파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의 대화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아직 중국과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의 면담 때였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간 중국과 양해각서(MOU) 형태의 중간 합의 체결을 추진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시간 낭비'라며 뒤집어 버린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면담에서 "나는 MOU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게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MOU를 작성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고 그것은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는다. 최종 계약이 중요하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미국 대표단은 MOU라는 용어를 폐기하고 양국 정상이 서명하는 최종적인 무역 협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면담이 끝나고 중국 대표단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말을 반박한 라이트하이저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부과할 때 핵심 정책 설계자였다.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지난해 말 미중 무역 전쟁 등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자 대중 강경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은 점점 커졌다고 전했다. 또 라이트하이저 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개입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대중 온건파들은 중국과의 이번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증시가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미중 무역협상의 성공을 위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보류해야 한다는 충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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