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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제야 '치마 몰카' 형사처벌…한 여성 덕분

등록 2019.04.12 21: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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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다양한 몰카 도구들

【서울=뉴시스】다양한 몰카 도구들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사법 관할지역에서 치마 아래 몰래카메라 촬영(Upskirting)이 한 여성의 노력으로 형사범죄 처벌 대상이 되었다고 CNN과 BBC가 12일 보도했다.

여성이 알지 못하는 사이 속옷 등을 볼 셈으로 의복 아래로 사진을 찍는 행위인 업스커팅은 최대 2년 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해당 중대 범법자는 성범죄자 명부에 등재된다고 영국 법무부가 이날 밝혔다.

여성 의원인 루시 프레이저 법무부 부장관은 성명으로 "우리는 이런 행위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나쁜짓이라는 것을 오래 전부터 분명히 해왔으며 이제 오늘부터 범법자는 법의 힘이 무섭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부장관의 말과 달리 지나 마틴이라는 현 27세 여성의 노력이 없었으면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도 업스커팅은 계속 처벌할 수 없는 일탈 행위에 불과했을 터였다.
 
2017년 마틴은 음악 페스티벌 참가 중 업스커팅을 당해 경찰에 곧장 신고했다. 죄가 안 돼 입건할 수 없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쇼크를 먹은 그녀가 찾아보니 과연 잉글랜드 법에서는 업스커팅을 처벌할 조항이 없었다.

마틴은 페이스북에 이런 사실을 올렸고 많은 여성들이 같은 일을 당했다고 응답해 마틴의 포스트는 '바이러스처럼' 퍼졌다. 마틴은 포스트 인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피해 건을 경찰이 덮지 말고 다시 조사를 재개하라는 온라인 청원을 개시해 순식간에 5만 명이 서명했다. 이에 야당인 자민당 소속의 웨러 합하우스 의원이 나서 업스커팅을 적시해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CNN에 따르면 합하우스 법안은 쉽게 하원을 통과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2차 독회에서 여당 보수당 의원 한 명의 봉쇄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보수당 정부는 이 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해서 합하우스의 '관음 행위(Voyeurism) 법' 안은 지난해 여름 의회에 정식 상정되는 데 성공했고 상하원을 통과해 12일 자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마틴은 이날 "드디어 우리는 어떤 업스커팅 행위도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가지게 됐다, 진즉 있어야만 했던 법이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신고를 하자"고 격려했다.

한편 BBC는 지난해 업스커팅 법안이 영국 의회에서 지체될 무렵 한국의 여성 치마 몰카 성행과 이에 대한 당국의 법적 처단 의지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영국과 비교하는 기사를 실었다. '신사'의 나라인 영국은 축구 관중의 폭력적 난동 버릇 못지않게 황색 타블로이드의 선정적 사진 폭주가 유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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