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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앞둔 中企 주52시간제...10곳 중 6곳만 "준비됐다"

등록 2019.09.19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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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적용 50~299인 사업장 총2만7000개

현재 1명 이상 초과 근로자 있는 기업은 17.3%

시행할 준비 됐나 물어보니 기업 40% "아직…"

근무체계 설계 무료 상담서비스…1150곳 지원

정부, 정기국회서 '탄력근로제 개선' 입법 요청

행정적 조치도 검토…계도기간 부여 방안 거론

100일 앞둔 中企 주52시간제...10곳 중 6곳만 "준비됐다"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내년 1월부터 주 최대 52시간제를 적용받게 되는 50~299인 중소·중견기업 10곳 중 6곳만 시행 준비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도 적용 약 100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4곳은 여전히 준비중이거나 시행 준비를 못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일단 정기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보완입법 추진 상황을 지켜보고, 불가피할 경우 계도기간 부여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근로시간 단축 현장안착 TF' 회의를 열어 50~299인 기업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 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52시간제가 시행된 데 이어 내년 1월부터는 50~299인 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된다. 내년 1월부터 주52시간제를 적용받게 되는 50~299인 전체 사업장은 약 2만7000개소다. 

고용부는 지난 6월18일부터 7월1일까지 1300개소를 표본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주52시간 초과자가 있는 사업장은 17.3%로 나타났다. 2만7000개사 중 약 4700개사는 주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자가 1명 이상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1월 조사 때 초과자 비율 18.5%에 비해서는 1.2%포인트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많은 비율의 기업들이 준비가 안 된 셈이다.

현재 상태로 제도가 시행되면 주52시간제 관련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다. 

특히 50~299인 기업 중 제조업만 떼어 내서 보면 주 52시간 초과자가 있는 기업 비율은 33.4%로 높아졌다. 숙박·음식점업(24.9%)도 평균 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0~299인 사업장의 초과자 비율이 25.5%로 가장 높았고, 100~199인(18.2%), 50~99인(15.9%) 등으로 나왔다.

초과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59.5시간으로 나타났으며, 발생이유는 ▲불규칙적 업무량으로 적기채용 곤란(57.7%·중복응답) ▲전문성 등 대체인력 채용 부적절(40.8%) ▲비용부담으로 신규채용 어려움(30.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52시간제 시행 대비 준비상황에 대해 기업들에게 물어본 결과 10곳 중 6곳만 준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시 문제가 없다'(주52시간제 준수중)는 응답이 61.0%였고, 31.8%는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다. 7.2%는 '현재 준비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50~299인 기업 6개 중 1개에서 주 52시간 초과가 발생하고 40%는 아직 주 52시간제를 준비 중이거나 준비를 못하고 있어 현장지원단의 집중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준비를 못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는 그 이유로 추가 채용 인건비 부담(53.3%·중복응답), 주문예측 어려움(13.7%), 구직자 없음(10.1%) 등을 꼽았다.

주52시간제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대안으로 장려하고 있는 유연근로제에 대해 1개 이상 알고 있는 비율이 89.5%로 조사됐다.

유연근로제 중에서는 탄력근로제(84.6%·중복응답)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높았으며, 선택근로제(66.3%), 재량근로제(33.%), 사업장 밖 간주근로제(29.0%)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또 주52시간 정착을 위해 요구되는 개선사항으로 유연근로 요건 완화(39.9%·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돌발상황 발생 시 연장근로 예외적 허용(37.1%), 준비기간 추가부여(16.4%), 외국인 쿼터 확대(1.9%) 순으로 많이 요구했다.
100일 앞둔 中企 주52시간제...10곳 중 6곳만 "준비됐다"  

권기섭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유연근로제 중에서도 특히 탄력근로제 개선이 시급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52시간을 초과하고 있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개선사항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돌발 상황시 연장근로 허용(39.9%)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고, 이어 유연근로제 요건 확대(32.6%), 준비기간 추가 부여(20.6%) 등의 순이었다. 

이날 고용부는 주52시간제 연착륙을 위한 현장안착 지원대책도 내놨다. 고용부는 지난 7월 48개 지방고용노동관서에 '근로시간 단축 현장지원단'을 설치하고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우선적으로 주52시간 초과가 많은 제조업, 숙박·음식점법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나머지 업종에 대해서도 9월 중순까지 지원 대상을 추가로 선정해 총 4000개소에 대해 현장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지원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주52시간 초과 발생 현황과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별 상황에 맞는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부지원제도도 안내하고 있다.

고용부는 또 기업이 희망할 경우 교대제 개편 등 근무체계 설계에 대한 전문가 무료 상담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추경 예산으로 10억원을 편성했으며, 이를 통해 1146개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권 단장은 "주 52시간제 준비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에 대한 촘촘하고도 내실 있는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연근무제 활용을 검토 중인 기업의 85.6%가 탄력근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탄력근로제 입법 시 현장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탄력근로제 개선 입법을 지켜보면서도 불가피 할 경우 행정적 조치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작년처럼 일정기간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작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제 시행 하면서 총 9개월(기본 6개월에 추가 3개월) 계도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권 단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행정적 조치(계도기간)는 일단 입법사항을 보면서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만약 모든 게 다 잘 안 될 경우 계도기간 부여도 생각할 수 있는 옵션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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