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 킹크랩 뚫어지게 봐"…일부 진술은 오락가락
드루킹, 19일 김경수 2심 증인 나와
"최종 결정 해달라며 킹크랩 설명해"
시연회 상황 설명하며 진술 엇갈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 항소심 1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9.19. [email protected]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19일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 항소심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지사와 김씨가 공식적으로 대면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씨는 지난해 5월께 한 언론사에 보낸 옥중편지를 통해 2016년 9월28일 김 지사가 경기 파주에 위치한 느릅나무 사무실인 일명 '산채'를 찾았고, 같은해 11월9일 방문 때 '킹크랩 시연회'를 통해 매크로 댓글조작 프로그램의 초기 버전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날 항소심에서도 김 지사 측 변호인이 '시연했다고 하는 시점에서 김 지사가 휴대전화를 어떻게 봤나'고 묻자 김씨는 "이렇게 앞에 놓고 뚫어지게 봤다"고 답했다. 김씨는 김 지사의 모습을 흉내 내듯 고개를 숙이는 몸짓도 보였다.
이어 김씨는 "우리가 대선에 준비해 이런 부분을 하겠다고 최종 결정을 해달라고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킹크랩에 관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6년 11월9일 산채에서 김 지사와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당시 저녁식사는 킹크랩 시연회가 이뤄진 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로그 기록상 당시 킹크랩이 작동된 시간은 오후 8시7분15초~8시23분53초다. 김 지사 측은 당시 오후 7시께 도착해 저녁식사를 1시간 동안 하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브리핑을 1시간 동안 들은 뒤 산채를 떠났기 때문에 킹크랩 시연회를 볼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날 김씨는 당시 "김 지사가 늦는다고 문자 메시지를 해서 오후 6시30분에 저희끼리 20분 정도 식사를 했고, 오후 6시50분에 김 지사가 와서 맞이한 것 같다"며 "김 지사가 홀로 들어와 차 한잔 마신 뒤 브리핑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김씨가 김 지사 측 주장과 달리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이날 증인신문에서 양측의 주장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 4월19일 오후 항소심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04.19.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내 김씨는 "(김 지사) 반응을 들을 때 우씨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어 내보냈다"면서 "우씨가 있으면 평소 김 지사 성격에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을 것 같아 나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씨에게 킹크랩 시연 준비를 지시한 시기에 대해서도 "김 지사가 오기 일주일 전 쯤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씨는 1심에서는 "김 지사가 산채 방문하기 2~3일 전에 준비하라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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