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갑질 죽임' 당한 경비원…"1주일 전에도 옥상 올랐다"(종합)
10일 "억울하다" 유서 남기고 사망
4일도 극단선택 시도…주민이 말려
입주민들 "폭언·폭행 있었다" 의혹
"고소한다는 말에 힘들어 해" 호소
경찰 "모욕 고소, 공소권 없음 될 듯"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11일 이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21일과 27일, 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주차 문제로 인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경비원 최모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05.11. [email protected]
이 경비원은 지난 4일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북구 A아파트 입주민 B씨가 50대 후반 경비원 최모씨를 상대로 한 모욕 혐의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B씨는 지난달 29일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씨는 B씨의 폭언·폭행과 고소 문제로 인해 줄기차게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입주민 C(63)씨는 최씨가 지난 4일 오전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는 걸 목격했다고 밝혔다. 아파트의 두 개 동을 모두 다녀도 옥상에 오르지 못했던 최씨가 손에 밧줄을 들고 서성이고 있었다고 한다.
C씨는 당시 최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C씨는 "워낙 고통받고 힘들어했다"며 "욕설은 물론이고, 물리적인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시 병원으로 옮겨진 최씨는 입주민들의 도움으로 상해 진단서를 떼고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억울함과 울분을 참지 못하고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입주민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도 B씨가 '고소한다'는 말에 참 힘들어하셨다"며 "폭언은 물론이고 폭행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경비원들의 옷과 모자가 11일 서울 강북구의 A아파트 경비실 내부 화장실에 걸려 있다. 지난달 21일과 27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주차 문제로 인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경비원 최모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05.11. [email protected]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B씨와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된 건은 (최씨 사망으로) 향후 공소권 없음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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