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고령 사랑제일교회 중환자 발생 카운트다운…"검사 시급"
8일 사이 676명 확진…39.7%가 60대 이상 고위험군
산소치료 경험 중환자, 입원 후 8일 이내 치료 시작
"중환자 7~10일 후 증가…본인 위해 검사받아 달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질병관리본부, 경찰, 성북구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코로나19 역학조사를 위해 대기하고있다. 2020.08.20. [email protected]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0일 오전 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680명) 중 60대 이상은 39.7%(270명)다. 60대가 27.8%(189명), 70대 10.1%(69명), 80세 이상 1.8%(12명) 등이며 50대도 21.3%(145명)를 차지했다.
이후 추가 역학조사 등을 통해 다른 감염 경로가 확인된 환자들이 제외되면서 20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676명으로 파악됐다. 다소 변동은 있었지만 19일 오전 0시 기준 60대 이상 고위험군이 39.3%(608명 중 239명)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교회 관련 확진자 10명 중 4명은 60대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를 통한 2차 전파가 우려되는 장소 중엔 고위험군 생활 시설인 사회복지시설이 16개, 의료기관이 11개다. 이미 요양시설 3곳과 병원 2곳에선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이외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뿐만 아니라 추가 전파 과정에서도 고위험군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60대는 건강 상태가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 고령, 특히 요양시설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고위험 연령군 기준을 60세로 규정하고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중증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중증환자 급증 시 병상 확보도 쉽지 않다.
19일 현재 중증환자 치료 병상 현황을 보면 서울은 221개 중 64개, 인천은 49개 중 4개, 경기는 69개 중 8개 등이다. 수도권에서 공동으로 병상을 활용하더라도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은 76개 병상이다.
정부는 지자체별로 다른 중증도 분류·병상배정 기준을 정비해 무증상·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원칙으로 확립, 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침상 65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에 관계없이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의료기관에 입원하도록 돼 있다. 아직 중환자 치료 병상에 여유가 있다면서도 정부는 중환자 치료 병상 50여개를 확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위·중증 입원 환자는 10명대를 유지 중이다.
20일 기준 국내 확진 환자 중 산소 치료 등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7명,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 등이 필요한 위중 환자는 5명으로 총 12명이다. 7월23일부터 29일째 10명대 이하로 18일에는 9명으로 한자릿수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신규 환자 증가와 중환자 발생 추이 사이에는 시차가 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방대본이 4월30일까지 국내 확진자 8976명에 대한 임상 정보 기초분석을 한 결과 입원한 확진자 중 산소치료를 받은 경우 94.1%가 입원 후 8일 이내 산소 치료를 시작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2일 첫 확진자 포함 2명, 13일 3명이 발견된 이후 14일 14명을 시작으로 15일부터 40명→190명→70명→138명→166명→53명 등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확진 당일 입원했다고 가정하면 이날은 14일 확진자들이 입원한 지 8일째가 되는 날로, 앞으로 중증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도 환자 증가시 7~10일 시차를 두고 중증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위·중증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지난 18일 "급증한 확진자분들 중에서 아직 중환자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는 인원 변동과 중환자 인원 변동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며 "환자가 증가되기 시작했으면 평균적으로 7일 또는 10일 정도 간격을 두고 중환자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긴급사용승인한 '렘데시비르'가 있지만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로선 중증 진행 위험을 낮추려면 서둘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최선이다. 방역당국이 자발적이고 신속한 진단검사가 지역사회와 이웃은 물론 스스로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8일 "정부는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이분들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즉시 검사를 받고 격리조치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교인들께서는 본인과 가족, 이웃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격리와 검사를 받아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