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비행기서 무더기 감염..."승무원도 승객도 '코비디엇' 천지"

한 항공편서 코로나19 확진자 16명...탑승자 193명 전원 자가격리

[런던=AP/뉴시스] 7월 26일(현지시간) 런던 남부 개트윅 공항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영국에서 여객기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감염 사태가 벌어져 탑승자 약 200명이 전원 자가격리 조치됐다. 많은 승무원과 승객들이 방역 지침을 나몰라라 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5일 그리스 휴양지 잔테 섬에서 영국 카디프로 들어온 TUI항공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최소 16명이 나왔다. 이에 따라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자 193명이 모두 2주간 자가격리 조치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비행기에 탔던 일행 3무리가 기내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TUI항공은 음식물 섭취 시 또는 의료적 이유로 착용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내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에 탑승한 한 승객은 "비행은 엉망진창이었다"며 "이기적인 '코비디엇'(covidiot·코로나 멍청이) 들과 무심하고 무능한 승무원 천지였다"고 토로했다. 코비디엇은 코로나19의 영문명 '코비드19'(Covid 19)와 영단어 '멍청이'(idiot)의 합성어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이 승객은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통로를 왔다갔다 했다"고 전했다. 또 "옆에 앉은 사람은 마스크를 목에 걸치고 있었다"며 "항공사 측은 제대로 착용시키기는커녕 그가 승무원 중 하나와 아는사이라고 하자 무료 음료를 줬다"고 말했다.

항공사 측은 보건 당국의 요청에 따라 탑승자 전원에 연락을 취했으며, 이번 무더기 감염 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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