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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직적 고문과 성폭행 등 미결수들 짐승만 못한 대우"

등록 2020.10.19 18: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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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탈북자 30명 인터뷰 바탕 작성 새 보고서서 폭로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북한인권단체연합회가 제61차 세계인권선언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탈북 여성들과 회원들이 북한인권 개선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북한인권단체연합회가 제61차 세계인권선언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탈북 여성들과 회원들이 북한인권 개선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북한의 미결수들이 조직적인 고문과 성적 학대, 위험한 건강 상태에 노출돼 있으며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인권감시(HRW)가 19일 배포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불투명한 북한의 형사사법제도를 조명하고 있는 88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김정은이 집권한 후 북한을 탈출한 22명의 전 수감자와 8명의 전직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북한 미결수들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래드 애덤스 HRW 아시아담당 국장은 "북한의 미결수 관리 체계 및 수사 체계는 자의적이고 폭력적이며 잔인하며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부적절한 공식 절차로 유죄가 우선적으로 의심되며,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뇌물과 연줄 동원뿐인 사회에서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은 지난 2014년 유엔 조사위원회 조사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미결수들에 처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2014년 중국에서 물건을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됐던 임옥경씨는 중급 당원이던 남편의 연줄을 통해 10일만에 석방될 수 있었지만 구금 기간 동안 구타와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다른 증언들도 자의적 구타와 고문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여성들은 감금 상태에서 성적 학대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50대 전직 무역업자인 김선영씨는 심문관이 신체를 더듬고 성폭행을 했다면서 저항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들은 구금된 후 법적 지원이 부족할 뿐 아니라 비누, 생리용품, 담요 등 기본적 위생 편의시설이 없으며 극도로 비위생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수감자 윤영철씨는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약재, 은, 금 등 금지제품을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된 전직 공무원인 그는 약식재판에서  5년 무급 경노동을 선고받았다.

CNN과 통화한 전직 수감자들과 관리들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허정해라는 한 전직 경찰은 얼마나 많이 자백을 받아내는지에 따라 실적 판단을 받기 대문에 미결수가 경찰서에 도착하자 마자 구타부터 한다며 자백을 얻어내 범죄를 해결하면 승진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3년 옥수수 절도 혐의로 나흘간 수감됐던 전직 군장교 강리혁씨는 경비원들에게 돈과 담배를 뇌물로 주고 풀려났다. 그는 "감옥에서 개나 돼지같이 대우받았다. 무자비하게 맞아 일주일 동안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HRW는 북한에 질문서를 보내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은 "우리가 발견한 것을 비난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HRW는 북한에 "전면적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그리고 심문을 위한 시설에서의 처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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