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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美 정권 교체 틈타 정착촌 780채 신규 승인

등록 2021.01.18 09:06:20수정 2021.01.18 0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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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바=신화/뉴시스]지난 1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 동쪽 아크라바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군인들이 다투고 있다. 2021.01.148

[아크라바=신화/뉴시스]지난 1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 동쪽 아크라바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군인들이 다투고 있다. 2021.01.14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 780가구 건설을 승인했다.

17일 A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관협조관(COGAT)는 이날 서안지구에 정착촌 780가구 건설 승인을 확정했다. COGAT는 정착촌 건설 허가권을 갖고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1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대에 새로운 정착촌 800가구 건설 계획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발표에는 서안지구 북부에 있는 탈메나셰 지역에 주택 100가구를 세우는 계획도 포함됐다. 탈메나셰는 지난달 팔레스타인 용의자에 의해 살해된 에스더 호겐(52·여)의 고향이다. 유족은 호겐이 살해된 이후 정착촌 확대를 요구해왔다.

정착촌 감시단체인 피스 나우(Peace Now)는 "(이번에 승인된) 정착촌 90% 이상이 팔레스타인이 미래 독립국가 중심지로 여기는 서안지구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며 "200가구 이상은 이스라엘 정부가 합법화를 결정한 '비공인 전초기지(unauthorized outposts)'에 있다"고 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정착촌 수백가구를 승인함으로써 다시 한번 개인적인 정치적 이해를 국가의 이익보다 우선시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과 분쟁 해결 가능성을 약화할 뿐만 이나라 단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을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와 불필요하게 충돌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피스 나우는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중 정착촌 건설을 확대했다면서 지난해만 1만2000가구 이상의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고 했다. 이는 이 단체가 지난 201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TOI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2만7000가구 이상의 신규 정착촌이 승인됐다면서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대비 2.5배 많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착촌 건설로 이스라엘인 50만명 이상이 서안지구에 유입되면서 팔레스타인의 독립 실현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팔레스타인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경계에 따라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 동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희망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아랍국가도 1967년 경계에 따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수립하는 대신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를 제외한 역대 미국 행정부도 이를 지지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역대 미국 행정부와 달리 정착촌이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발표하는 등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여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강력 반발했다. 요르단과 유럽연합(EU)도 비난에 동참했다. EU는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두 국가 해법의 실현을 더욱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PA 수반 대변인 나빌 아부 르데네는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재추진하기 위한 바이든 당선인의 노력을 약화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선제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반대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에 균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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