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5월 아사자 나와…쌀 50만t 지원 준비해야"
"4월 보릿고개 시작…한국 정부 먼저 움직여야"
"시도 자치단체 독자적 대북 지원 사업 했으면"
북한 사업가, FBI에 구금 "북미 관계, 아주 암울"
"2+2회담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 고약한 대목"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1.21. [email protected]
정 부의장은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북) 제재 때문에 열악한데 태풍 피해,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아무것도 못 들어오고, 국경을 폐쇄했으니 5월이 되기 시작하면 아사자가 나온다고 봐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그동안 50만t까지 줬으니까 그 준비를 좀 해야 될 것"이라며 "쌀을 보내려면 농협 창구에 있는 쌀을 꺼내 방아를 찧어야 된다. 10만t을 보내는 데 한 달이 걸리고, 50만t을 보내려면 다섯 달이 걸린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 내 식량 상황에 대해선 미국의소리(VOA) 방송, 자유아시아방송(RFA), 데일리NK 보도를 토대로 "함경도에서 이미 강냉이죽도 제대로 못 먹고, 강냉이도 없어 말린 시래기를 대충 끓여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세 끼를 두 끼로 줄이고, 두 끼를 한 끼로 줄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경 지역인 평안북도에서 식량이 떨어져 끼니를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달래 피는 4월이 되면 보릿고개가 시작된다"며 "평양에서는 1차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잘해보려고 여러 가지 독려를 하지만 밑에서 안 돌아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 부의장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걸고 자력갱생으로 자력부강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머지않아 4월 지나고 5월로 넘어가면 국제사회에서 안 되겠다, 아무리 북핵 문제가 있다고 할지라도 사람 죽는 건 막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경험으로 보면 세계식량계획(WFP)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한국 정부가 움직였던 적이 많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된다. 보수 언론에서는 정부가 나와서 퍼주기를 선동했다고 하겠지만 지금 북한에 날씨도 좋아도 필요한 양이 550만t이라고 할 때 농사가 아주 잘 돼도 100만t은 항상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부의장은 "작년 연말에 남북교류협력법을 고쳐 지방자치단체들도 독자적으로 정부만큼 대북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시도 자치단체 중심으로 대북 지원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며 "식량 지원 문제는 인도적 지원으로 유엔 대북 제재 예외 조항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1.21. [email protected]
특히 정 부의장은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나온 공동성명에 아주 고약한 대목이 하나 있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에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 하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뤄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18년 11월20일 출범했던 한미 워킹그룹은 원스톱으로 한미가 협의하자고 시작했는데 결국 발목이 잡혔고, 남북 관계에서 아무것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1994~1995년 북핵 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때 미국이 한미 공조 원칙으로 협의하자고 해서 합의했는데 그다음부터 우리가 다른 소리를 내면 한미 공조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끌고 왔다"며 "뜻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를 때 힘센 쪽으로 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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