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도권 500명 넘으면 '새 거리두기' 적용해도 '5인 금지'
수도권 1주간 일평균 이틀째 500명대…3단계 코앞
젊은층 확진·감염재생산지수 1.24·델타 변이 위협
다음주 초 '舊 체계 유예' 또는 '새 체계 3단계' 결정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마포구, 식품위생감시원, 시민순찰대, 홍대상인회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2021.07.02. [email protected]
특히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연이틀 500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4일에도 500명대를 보이면 새 거리두기 체계상 3단계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이번 주말 수도권 지역 유행이 가라앉지 않으면 새로운 거리두기를 시행하더라도 '예외 없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기존 거리두기 체계와 비슷하거나 일부 강화된 방역 조처를 따라야 한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국내 발생 확진자 748명 중 수도권 확진자는 82.1%인 614명이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30일 631명을 시작으로 7월1일 607명→2일 619명→3일 614명 등 나흘 연속 600명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일 600명대를 기록한 건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난 올해 1월7일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31.3명을 기록하면서 지난 2일 509.0명에 이어 연이틀 500명대로 집계됐다.
만약 이날도 수도권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기면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상 3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새 체계에서 수도권 지역은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500명대가 3일 연속 이어지면 3단계를 발령할 수 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 외에 다른 방역 지표도 상황이 좋지 않다.
6월 4주차 수도권 확진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백신 1차 접종률이 20%를 밑도는 20~40대가 많다. 인구 10만명당 확진자는 20대가 13.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11.7명), 40대(10.4명) 순으로 많았다. 젊은 층이 많은 주점, 유흥시설, 학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진 탓이다.
감염자 1명당 추가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를 말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27~7월1일 수도권에서 1.2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감염재생산지수 1.20보다 높은 수치다. 1.20은 전 인구의 20%가 고르게 예방접종을 마쳐야만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음식점(홍대 펍) 및 경기 영어학원 관련 집단감염 사례에선 지난 2일까지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9명이 확인됐다. 집단감염 확진자 중엔 부산 감성주점을 방문한 대전 거주자 등이 있어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델타 변이는 알파(영국)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이 2.26배 높다고 보고됐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마포구, 식품위생감시원, 시민순찰대, 홍대상인회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2021.07.02. [email protected]
수도권 지역 유행 상황이 지금과 같이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의 선택지는 ▲현행(구) 거리두기 유예(새 거리두기 시행 재연기) ▲새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등 두 가지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상 3단계는 '권역 유행·모임 금지' 단계다.
우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부분은 강화된다. 기존 체계에서는 직계가족 모임은 예외적으로 8인까지 허용했지만, 새 체계에서는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행사에서도 49인까지만 모일 수 있다. 단, 예방접종 완료자는 모임 인원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유흥시설은 집합금지가 해제되지만, 식당·카페 등 취식, 실내체육시설·직접판매홍보관·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처럼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단, 새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을 재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에서 유흥시설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어떤 선택지를 택하든 당초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수도권 지역 새 거리두기 2단계는 시행될 수 없을 전망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체계를 5~6개월간 했는데도 신규 확진자 수는 500~600명대를 유지하다 갑자기 급증했다. 기존 거리두기 체계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인데 일종의 '방역 레임덕'이 온 것"이라며 "새 거리두기를 적용한다면 원칙대로 수도권은 3단계를 적용해야 한다.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이번 주말 모임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일 "수도권처럼 환자가 증가할 때는 실내 밀폐된 곳에서 모임을 연기·취소하는 노력 하나하나가 시설을 강제로 문 닫게 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소규모 접촉 감염 양상이 50% 이상 차지할 땐 국가의 사회적 규제보다 국민 개개인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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