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남북 통신선 중단에 靑 '위기 관리' 고심
北 연이틀 연합훈련 맹비난…통신선도 응답없어
'무거운 침묵' 유지하는 靑 "면밀하게 주시할 것"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먹구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8.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청와대는 11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비난 담화에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비난 담화에 대한 반응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말 1년1개월 만에 남북 통신선이 전격 복구된 것을 계기로 대화 복원까지 기대했던 청와대로서는 연합훈련이 개시되지마자 2주 만에 통신선 연락이 중단되면서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여기에 이날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 줄 것"이라는 김 부장의 경고성 발언이 나오면서 금강산 남측 시설물 폭파나 무력도발 가능성까지 전망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위기 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김 부장 담화와 통신선 무응답에 대해 "김영철 부장의 담화는 어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내용으로 본다"며 "향후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가 착륙하고 있다. 한미는 이날부터 오는 13일 까지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그들 스스로가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했는지,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북한은 전날 오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은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정기 통화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긴장 수위를 한층 높였다.
청와대는 연이은 북한의 비난 담화와 연락 중단 조치에도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한미동맹의 한 축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의 반응 수위가 올라가면서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남북 통신 연락선이 복원된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1.07.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4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서 교환이 있었고 북한도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상황을 보고 대응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도 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김 부장이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두고 북한이 지난해 언급한 일련의 조치들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 ▲금강산 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 없애버리는 문제 ▲북남군사분야합의서를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늦게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평양에서 이 공항에 도착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 워싱턴으로 가 18일 미 국무장관 등과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일본 교도 통신이 제공한 것이다. 2019. 1. 17.
이에 따라 계기마다 대화 의지를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오는 15일 광복절에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음 날인 16일 연합훈련 본훈련이 시작되는 만큼 광복절을 전후로 한반도 정세가 한 차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한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